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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 부회장 광폭 행보…연말 인사 앞두고 주목

입력 : 2014.11.04 06:49|수정 : 2014.11.04 07:53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대내외 활동이 눈에 띄게 활발합니다.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부친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6개월 가까이 입원해 있는 동안 그룹을 대표하는 대외 활동을 수행하는 것은 물론 그룹 내부의 주요 의사결정도 실행에 옮겼습니다.

몇 달 새 접촉한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중국을 비롯한 외국 정치 지도자와 미국 실리콘밸리 IT업계 거물, 해외금융사 최고경영자(CEO), 스포츠 외교계 VIP급 등으로 다양합니다.

삼성전자가 2∼3분기 실적 악화로 충격을 받았지만, 평택 고덕산업단지 반도체 공장과 베트남 복합가전단지 등 대규모 투자도 결단을 내렸습니다.

사물인터넷(IoT), 기업간거래(B2B) 부문의 인수·합병(M&A) 작업도 활발하게 추진했습니다.

이 부회장의 행보는 다음 달로 예상되는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를 앞두고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회장이 장기 입원한 이후 처음 단행되는 그룹 인사이기 때문입니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삼성그룹에서는 "전혀 거론된 바 없다"며 일축했습니다.

이 부회장은 거의 10년 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저장성 당서기이던 때부터 중국 인맥에 공을 들였습니다.

삼성전자가 쑤저우, 시안 등에 주요 사업장을 둔 때문이기도 하지만, 미래를 내다보고 차세대 지도자들과 꾸준히 만났습니다.

아시아판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 포럼의 이사로 선임되면서 활동 폭을 넓혔습니다.

올해 4월 보아오 포럼에서는 리커창 총리를 만났습니다.

시 주석과는 올해 세 번이나 자리를 함께했습니다.

7월 국빈 방한했을 때 삼성전자 전시관을 안내했고, 8월 난징 유스올림픽 개막 행사에서도 만났습니다.

지난달 29일에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보아오포럼 이사진의 일원으로 다시 시 주석을 만났습니다.

이어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의 초청으로 댜오위타이 만찬에도 참석했습니다.

3일 베이징 중난하이를 찾아 중국 정부에서 경제분야를 맡고 있는 마카이 부총리를 만나 삼성의 중국 내 사업현황을 소개하고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앞서 올 8월에는 중국 차세대 지도자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후춘화 광둥성 당서기와도 만났습니다.

광둥성은 삼성전자 휴대전화 기지가 있는 지역입니다.

중국뿐 아닙니다.

베트남 최고지도자인 응웬 푸 쫑 당서기장이 방한했을 때인 지난달 1일 삼성 서초사옥에서 만나 가전단지 건립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스포츠 마케팅에도 나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올림픽 후원 연장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직접 계약했습니다.

이 회장이 입원하기 전인 4월 말에는 국빈 방한한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도 국내 재계 대표단의 일원으로 티타임을 가졌습니다.

이 부회장은 7월 초순부터 한 달여 사이 세 차례나 해외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2주 사이에 미국을 두 차례 오가기도 했습니다.

7월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에서 개최된 앨런앤드코 미디어콘퍼런스에서는 애플 CEO 팀 쿡, 구글 CEO 래리 페이지와 함께 있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9월에는 방한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와 만나 특허분쟁 문제에 대해 협의했습니다.

지난달에는 페이스북 창업자이자 CEO인 마크 저커버그가 서초사옥을 찾아 이 부회장을 만났습니다.

페이스북 전용폰, 가상현실(VR) 분야 협력 방안 등이 모색됐습니다.

페이스북에서는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포함해 40명의 임원진이 대거 찾아왔습니다.

웨어러블 부문 아이템을 찾기 위해 미국 스포츠용품 업체 언더아머의 케빈 프랭크 CEO와도 만났고, 전기차 부문 협력을 위해 마르틴 빈터코른 폴크스바겐 회장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지난달에는 삼성그룹 영빈관인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승지원에서 외국금융사 사장들을 초청해 만찬을 주재하기도 했습니다.

중국인민재산보험(PICC), 일본 도쿄해상화재보험 대표 등과 만찬을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부회장의 대외활동이 활발해지면서 해외언론의 보도도 잦아졌습니다.

중국 내 활동에는 신화통신과 현지 언론이 관심을 보였습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승계를 기다리며(Waiting in the Wings)'라는 기사에서 "황제경영 스타일의 아버지와는 다른 이 부회장의 절제된 성격이 지금 삼성에는 필요한 부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블룸버그도 "이 부회장의 절제된 감각과 친근한 태도는 삼성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나 콘텐츠 쪽으로 옮겨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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