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국제

소설가 하루키 "일본인 모두 패전·원전사고 책임회피"

홍순준 기자

입력 : 2014.11.03 09:02|수정 : 2014.11.03 09:16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일본 사회의 '자기 책임 회피' 경향을 지적했습니다.

하루키는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이 내년에 전후 70년을 맞이하는 것과 관련해 "일본 안는 문제에는 공통으로 자기 책임 회피가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1945년 패전에 관해서도, 2011년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에 관해서도 누구도 진심으로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언급했습니다.

하루키는 예를 들어 "종전 후에는 결국 누구도 잘못하지 않았다는 것이 돼 버렸다"며, "잘못한 것은 군벌이며 일왕도 이용당하고, 국민도 모두 속아 지독한 일을 겪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부연했습니다.

그는 "일본인에게는 자신들이 가해자이기도 했다는 발상이 기본적으로 희박하고 그런 경향이 점점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습니다.

하루키는 "원전 문제에서도 누가 가해자인가 하는 것을 진지하게 추궁하지 않았다"며 "물론 가해자와 피해자가 섞여 있는 것도 있지만, 이 상태로라면 '지진과 쓰나미가 최대 가해자이고 나머지 모두가 피해자였다'는 것으로 수습돼 버릴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하루키는 자신을 1960년대 중반에 세계가 좋아질 것이라는 이상주의를 지니고 살았던 세대라고 규정하고 지금 젊은이들은 세상이 나빠진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하루키는 이밖에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서구에서는 포스트모더니즘이나 사실주의 등의 기준을 내세운 이론적 접근·해석이 많지만, 동양의 독자는 등장인물이나 소재가 보여주는 흥미성에 주목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