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사회

[한수진의 SBS 전망대] 세월호유족 "대통령에게 무릎꿇고 매달리고 싶었다"

입력 : 2014.11.03 09:32|수정 : 2014.11.03 10:00

* 대담 : 세월호가족대책위 김성실 부위원장(故 동혁 군 어머니)

동영상

▷ 한수진/사회자:
지난 31일이었죠, 여야가 세월호 특별법에 합의를 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200일을 하루 앞두고 극적으로 타결한 것이었는데요. 세월호 유가족 대책위는 어제 총회를 열고 합의안을 사실상 수용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하지만 합의안 내용을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합의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현실을 받아들인다는 것이었는데요. 세월호 특별법이 성역 없는 조사를 이루어 낼지 여기에 유가족들의 걱정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이겠죠. 유족의 입장 직접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세월호 침몰로 아들 동혁 군을 잃은 어머니십니다. 세월호가족대책위의 김성실 부위원장 전화 연결되어 있습니다, 어머님?
 

▶ 김성실 부위원장 / 세월호가족대책위: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네, 안녕하세요. 시간이 정말 많이 흘렀어요. 오늘이면 202일이 되는 거죠?
 

▶ 김성실 부위원장 / 세월호가족대책위:
네.
 

▷ 한수진/사회자:
아직 아이의 방 치우지 못한 분들이 많다고 하던데, 어머님은 어떠세요?
 

▶ 김성실 부위원장 / 세월호가족대책위:
네, 그렇죠, 대부분 다 치우지 못하고 저희들도 마찬가지로 동혁이 영정 앞에 유품 올려놓고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참 힘든 시간을 보내셨는데, 우여곡절 끝에 세월호 특별법이 합의되지 않았습니까? 잘됐다고 보세요?
 

▶ 김성실 부위원장 / 세월호가족대책위:
네, 여러분들이 수용이냐고 거부냐고 그것만 많이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런데 저희는 수용이나 거부를 딱 꼬집어 말할 수 없는 게 어쨌든 7일 법안 통과가 확실시 되는 시점이고, 저희 입장에선 좀 많이 미흡하고 부족한 합의안이라고, 그래서 거부한다고 표현한다고 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게 현실적인, 그래서 진실이 뭐 제대로 밝혀지려면 성역 없고 독립적인 수사가 되어야 하는데, 사실상 진상조사위원장을 유가족 추천 인사로 하는 것 외엔 그다지 수용할 만한 가치조차도 없는 법이라고, 저희들은 생각하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여전히 많이 미흡하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래도 어제 총회에서는 사실상 수용이다, 이런 쪽으로 의견을 모으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 김성실 부위원장 / 세월호가족대책위:
그렇죠, 어쩔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제대로 된 특별법은 아니지만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거다, 이런 말씀이신가요?
 

▶ 김성실 부위원장 / 세월호가족대책위:
네, 맞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렇게 또 의견을 모으시기까지도 가족들 사이에서도 여러 가지 의견이 좀 있으셨겠네요?
 

▶ 김성실 부위원장 / 세월호가족대책위:
그렇죠. 어저께 그렇게 하니까, 다수가 그런 마음이고 하다보니까 그 중에 일부 분들은 이 현실적인 벽이 인정이 안 되서 그냥 일에 대한 의욕도 잃었다고, 진상규모 이거 될 것 같냐고, 안 될 것 같다고, 그리고 절망하고 좌절하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그렇군요. 어떤 점이 가장 걱정되시는 건가요?
 

▶ 김성실 부위원장 / 세월호가족대책위:
진상조사위원장을 유가족 추천 위원으로 맡기기로 한 것 외에는 대부분은 다, 그냥 진상조사가 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저희들이 느껴지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유가족 추천위원이 진상조사위원장 맡게 된 것, 이것만 좀 평가할 대목이다, 하는 말씀이시군요?
 

▶ 김성실 부위원장 / 세월호가족대책위:
그렇죠. 저희가 보기에는 그거는 그냥 겉으로 표현하기 위한 포장이고, 표면적인 성과 없고, 사무처장이나 부위원장 같은 경우에는 그게 겸직이잖아요. 그런데 그게 사무처장이 하는 일이 회계하고 인력관리를 관할하는 실제 중요 업무인데 그것을 여당 추천위원으로 한다는 건 조사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고, 그리고 그게 여당 추천 인사에 여당이나 여당이 지금까지 해온 일들이 저희한테 보였던 게, 진상규명 의지가 전혀 없었고, 저희가 오히려 좀 자제시키기도 했었거든요, 그런데 참사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는 이게 하나 주고 하나 받고 이런 식의 거래는 정말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진상조사위원장은 뜻대로 좀 됐는데 부위원장을 여당이 추천하는 점, 이 점이 만족스럽지 못하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김성실 부위원장 / 세월호가족대책위:
그렇죠, 부위원장이나 사무처장이 하는 일이 굉장히 큰데.
 

▷ 한수진/사회자:
아, 권한이 그다지 없는 것 아닌가요?
 

▶ 김성실 부위원장 / 세월호가족대책위:
그렇지도 않죠. 왜냐하면 회계 업무라는 게 어떤 예산 집행이나 그런 부분이나, 실제로 관여하는 부분이고, 그리고 또 그게 인력관리도 그 쪽에서 하다보니까 실제로 진상조사위원회 사무국이 120명이잖아요, 그 부분에서 실제로 일하는 사람들을 다 관리 한다는 게, 그렇다면 여러 가지 예산집행이나 이런 것이 제대로 안되면 진상조사도 안 되는 게 맞죠.
 

▷ 한수진/사회자:
여전히 아직도 정치권을 좀 믿지 못하는 그런 마음이 강하신 것 같고요. 지금 수사권, 기소권 대신에 동행명령권 들어갔잖아요, 자료 요구권도 있고, 이 점은 어떻습니까?
 

▶ 김성실 부위원장 / 세월호가족대책위:
그 부분도 뭐 동행명령권이나 자료 조사권도 그게 그 전에 과태료 조사에 응하지 않을 수 있게끔 완화가 되어 있어서 과태료도 1천만 원이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동행명령권을 거부하면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이렇게 되는 거죠?
 

▶ 김성실 부위원장 / 세월호가족대책위:
그렇죠, 자료 제출도 마찬가지고, 그런데 그게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진화위법")에 있는 제출 거부 시, 그 자료를 열람할 권리는 진하위법에 있었잖아요. 그런데 그것조차도 언급되지 않았고, 조사 기관이나 단체는 빼고 장소나 시설로 한정하고 그렇다는 게 좀 논란의 여지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실제 조사 권한도 부여가 되는데, 그러니까 참사와 관련 있는 장소나 관계 시설에 대해서 직접 조사를 벌일 수 있는 권한을 말하는 거죠? 이것도 여전히 미흡하다 하는 입장이시군요.
 

▶ 김성실 부위원장 / 세월호가족대책위:
그렇죠. 그게 진짜 철저하게 밝힐 의지가 있다면 사무처장 문제나 자문대책위나 뭐 동행명령권에도 가족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주는 게 뭐가 그리 힘들까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저희 입장에서는.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자료 요구권, 동행명령권, 이에 대한 과태료 이것도 좀 약해지고, 실제 조사 권한 같은 경우도 과연 실효성이 있을까, 너무 예외를 많이 두었다, 이렇게 보시는 거군요?
 

▶ 김성실 부위원장 / 세월호가족대책위:
네, 기존에 있던 과태료 3천만 원도, 사실은 큰 돈도 아니잖아요. 그 분들이 자료제출 안 하고 동행명령 안하면, 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게, 그것도 지금 과태료 1천 만 원도, 최대 1천만 원 이기 때문에 저희 입장에서는 약하기 그지없죠.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지금 국회 7일 본회의 처리 이전에 좀 여러 가지 보안조치가 필요하다, 하는 입장이신 거죠?
 

▶ 김성실 부위원장 / 세월호가족대책위:
네, 저희는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특히 어떤 점을 주문하고 싶으세요?
 

▶ 김성실 부위원장 / 세월호가족대책위:
네, 저희는 그래서 정말 그런 것에 조금 가족의 의견을 좀 더 최대한 반영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고, 그 마음이 있으시다면 그걸 최대한 수용해주시고 또 진상규명 의지가 있다는 것을 저희는 표면적으로 받고 싶은 생각입니다. 그래서 7일 날 여야 정부 대표나 가족대표, 그리고 국민대표가 함께 진실을 밝히는데 앞장서겠다는 뜻의 대국민 약속을 하나 서약식을 해줬으면 하는 생각도 있거든요, 저희는.
 

▷ 한수진/사회자:
대국민 서약식도 함께하자는 제안도 하신 거죠?
 

▶ 김성실 부위원장 / 세월호가족대책위:
네, 정말 우리는 이 진상규명을 하겠다는 의지를 좀 보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직 여야 쪽에서 답을 들으신 건 없나요?
 

▶ 김성실 부위원장 / 세월호가족대책위:
네, 답을 들은 건 없고 오늘 만나서 이야기를 해야 된다는 생각이죠, 저희는.
 

▷ 한수진/사회자:
아, 오늘 만나실 예정이 있으신 거고요?
 

▶ 김성실 부위원장 / 세월호가족대책위:
네, 저희는 예정이 있는데 그 쪽에서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알겠습니다. 이런 가족들의 의견을 충분히 전하고 싶다는 말씀이시구요, 자, 그리고요, 지난 주 시정연설을 하러 대통령이 국회에 갔을 때 유족들이 많이 섭섭해 하셨다면서요?
 세월호_시위▶ 김성실 부위원장 / 세월호가족대책위:
그렇죠, 저희가 섭섭한 정도가 아니라 대통령 만나기 위해서 가족들이 거기서 밤을 꼬박 새우고 정말 춥거든요, 국회 본청이 콘크리트 바닥이니까, 거기서 밤을 새고 기다렸는데, 그렇게 하시는 게, 자식 잃은 부모에 대한 최소한 배려가 있었다면 그렇게 미소를 지으면서 태연히 지나가지는 않았을 것 같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어떤 이야기를 꼭 하고 싶으셨어요?
 

▶ 김성실 부위원장 / 세월호가족대책위:
네, 저희는 그분이 그렇게 지나가는 것을 보면서 한결 같이 느꼈던 게, 4월 29일 날 안산 합동 분향소에서 그 때 벌인 조문 CF가 갑자기 생각이 나면서 다시 또 절망을 했습니다. 저희가 단지 대통령을 만나려고 했던 이유는, 대통령에게 어떤 위해를 가하거나 대통령한테 어떤 욕을 하려고 만나려고 했던 게 아니라 오히려 무릎을 꿇고 매달리려고 했던 거거든요. 정말 내 새끼가 왜 죽어야만 했는지, 그것만큼만 밝혀달라고, 내 고통을 조금만이라도 이해해주고 보상해주셔서, 더 이상 이 나라에 이런 일이 안 생겨야 한다고 그걸 부탁드리려고 만나려고 했는데 그렇게 하시니까.
 

▷ 한수진/사회자:
네, 앞으로도 가족 분들은 계속 국회에 계실 건가요?
 

▶ 김성실 부위원장 / 세월호가족대책위:
그럴 생각입니다. 아직까지 어제 총회에서도 나온 얘기가 없었고, 국회 문제에 있어서는 지금 여야 합의안이 통과되는 것 보면서 그 때 추후 저희들끼리도 이야기해보자고 어제 마감 지었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일단 7일 날, 통과될 때까지는 국회에서 계속 지켜보고 싶으시다는 말씀이시군요.
 

▶ 김성실 부위원장 / 세월호가족대책위:
네, 저희도 거기서 철수하고 싶죠, 철수하고, 저희들도 가능하면 좀 지켜보고 국민들 마음으로 안심하고 지켜보고 싶은데 지금까지 그렇게 믿고 있었다가 자식까지 잃었으니 더 이상 우리가 나서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날씨가 쌀쌀해져서, 쌀쌀해진 정도가 아니죠, 굉장히 추워져서 정말 걱정이네요. 오늘 아침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세월호 가족대책위 김성실 부위원장과 말씀 나눠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