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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체전 "결국 마음이어라" 전통활 최고수 김연수

입력 : 2014.11.01 10:45|수정 : 2014.11.01 10:45


"우리 전통 활은 마음으로 쏘는 것입니다."

제95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전통 활의 최고수임을 재확인한 김연수(47·광주광역시체육회)는 높은 기량의 비밀이 마음에 있다고 1일 밝혔다.

김연수는 전날 제주 서귀포의 천지정에서 열린 궁도 개인전에서 총 25시 가운데 23시를 과녁에 꽂아 우승했다.

서귀포에 갑자기 닥친 악천후에도 흔들리지 않고 차분하게 화살을 날렸다.

김연수가 전국체전 개인전을 제패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전국 각지의 명궁이 총출동하는 체전에서 개인전 금메달을 두 차례나 목에 거는 사례는 드물다.

특히 김연수는 1946년부터 시작된 전국체전 궁도에서 사상 최초로 '25시25중' 만점을 기록하며 2011년 개인전을 제패했다.

김연수는 "20년째 활을 쏘고 있지만 전통 활은 아직도 모르겠다"며 "그렇지만 활을 잘 쏘려면 활을 마음으로 대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궁도 공인 9단인 김연수는 전기기술자로 활동하다가 8년 전에 직업선수로 전향했다.

본격적으로 활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면 결코 좋은 성과를 낼 수 없다는 진리를 거듭 깨닫고 있다고 한다.

김연수는 "화살이 과녁에 잘 맞지 않을 때 더 많이 쏘는 훈련으로 경기력을 회복하려는 방법은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럴 때면 활을 내려놓고 가만히 내 마음을 공부하기 시작한다"고 노하우를 설명했다.

김연수는 슬럼프가 올 때면 심야에 활을 들고 깊은 산 속의 저수지로 들어가 낚싯대를 드리우고 명상으로 훈련을 대신한다고 귀띔했다.

"오묘한 운동입니다. 술을 마시는 사람이 술을 더 마셔도 화살이 안 맞고 덜 마셔도 화살이 안 맞아요. 담배를 피우던 사람이 덜 피우면 안 맞고 더 피워도 안 맞습니다.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을 먹어도 금방 또 안 맞기 시작합니다. 체력은 기본이지만 마음은 선수가 그때그때 자신을 성찰하며 다스려야 하겠지요."

전국체전에서 궁도는 전통 보존의 의미가 크다.

출전자들은 플라스틱 활과 화살인 카본궁과 카본시 대신 전통 활과 화살인 각궁(角弓)과 죽시(竹矢)만 사용해야 한다.

대한궁도협회가 선수와 장인들이 전통 무예와 공예를 보존하게 하려고 유지하는 규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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