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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위 10%가 부의 62% 차지…양극화 더 심화

입력 : 2014.10.29 07:45|수정 : 2014.10.29 07:45


미국에서 '상위 10% 부자'가 전체 부의 62%가량을 소유할 정도로 부의 편중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의 경제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와 미시간대학교의 자료를 분석해 2013년을 기준으로 미국인 가운데 상위 10% 부자가 미국 전체 부의 61.9%를 차지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어 차상위 10% 부자들이 전체 부의 11.9%를 점했습니다.

미국인의 대부분을 점하는 나머지 80%는 전체 부의 26.2%를 점하는데 그쳤습니다.

24년 전인 1989년에는 상위 10% 부자가 미국 전체 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가 조금 넘었습니다.

24년을 지나면서 10%포인트 이상 비중이 불어난 것입니다.

반면에 전체 인구의 80%를 점하는 대부분의 미국인은 1989년에는 전체 부의 40% 가까이 보유했으나 24년이 흐르면서 비중이 크게 낮아졌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계층별 부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한 이유의 하나로 계층별 주식보유 불균형과 서로 다른 매매패턴을 꼽아 눈길을 끌었습니다.

2013년에 상위 10% 부자 가운데 주식 보유자는 무려 93%에 달했습니다.

상위 10% 부자의 1989년 당시 주식 보유 비중은 80%에 못 미쳤습니다.

반면에 80%에 달하는 평범한 미국인의 주식 보유 비중은 1989년에 30%를 조금 넘었다가 2013년에는 48.8%로 크게 불었지만, 여전히 절반 이상이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주식보유 편중 현상은 호황·불황기를 거치면서 나타난 주가 급등락 과정에서 계층별 부의 양극화를 심화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특히 고소득층은 저가에 매수해 고가에 주식을 파는 매매패턴을 보였지만, 저소득층은 고가에 매수했다가 주가가 바닥을 칠 때 팔아버리는 '역매매' 양상을 보였습니다.

실제로 주식 호황기인 1990년대와 2000년대에 미국인 대부분이 주식을 사들였지만 상위 10% 부자를 제외한 나머지 90%에 달하는 미국인들은 경기침체기인 2007∼2010년과 2010∼2013년 사이에 상당수 주식을 팔아버렸습니다.

이 기간에 중산·저소득층의 주식보유 비중이 4.4%포인트(540만 가구)나 떨어진 것이 이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상위 10% 부자들은 이들 경기침체기의 후반, 즉 경기 회복이 시작되는 시점에까지 오히려 주식을 갖고 있거나 보유 비중을 늘려 주가 상승의 혜택을 누린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미국 경제가 회복된 최근 2년간 미국인 가운데 최상위층 부자 7%가 보유한 부는 28%나 불어난 반면에, 나머지 미국인들의 부는 4%나 쪼그라들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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