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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 없는 미국 '에볼라 차르'…비판 쇄도

입력 : 2014.10.29 05:47|수정 : 2014.10.29 05:47


미국 정부의 에볼라 바이러스 대응책이 중구난방이라는 비판을 받는 가운데 에볼라 대책을 총괄하는 이른바 '에볼라 차르' 론 클레인(53)의 존재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조 바이든 부통령 비서실장 출신인 클레인은 미 본토 내 에볼라 우려가 확산되던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간) 에볼라 차르에 임명됐으나 11일이 흐른 28일 현재까지 이렇다 할 공개 무대에 등장하지 않고 있다.

앤서니 밴버리 유엔 에볼라 긴급대응단장이나 크리스토스 스틸리아니디스 유럽연합(EU) 에볼라 대응 책임자가 연일 기자회견 등을 통해 의료진 확충 등을 요구하며 동분서주하는 것과 확연히 대조적인 모습이다.

특히 뉴욕과 뉴저지, 일리노이 등 일부 주 정부가 최근 자원봉사 의료진을 포함해 에볼라 창궐국가 방문객에 대한 '21일간 의무격리' 조처를 발동해 백악관 등과 격한 마찰을 빚을 때도 클레인의 목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의무격리의 역효과를 비판하는 연방정부와 의무격리의 불가피성을 강조하는 주 정부가 에볼라 대책을 놓고 최근 며칠 동안 공개적으로 충돌하고 있는데도 전혀 조정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급기야 야당인 공화당은 물론 언론도 클레인의 역할을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미 의회전문지 힐(The Hill)은 의무격리 조처를 둘러싼 혼선과 관련해 "클레인이 중대한 시험대에 서게 됐다"고 지적했고 일부 언론은 "에볼라 차르는 안 보이고 주지사들만 무대 위에 올라 있다", "조정 기능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등의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또 미 언론은 전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조시 어니스트 대변인을 상대로 클레인이 의무격리 논란과 관련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사전에 해당 주 정부로부터 통보는 받았는지 등에 대해 캐물었다.

이에 대해 어니스트 대변인은 클레인이 해당 주 정부와 얘기를 나눴는지 등에 대해서 언급을 자제한 채 그가 주로 "막후 역할"(behind the scenes role)을 한다고만 설명했다.

클레인에 대해 비판 목소리를 내는 공화당은 애초부터 부정적 입장이었다.

의료전문가 대신 행정가를 에볼라 총책으로 임명한 게 과연 적합하느냐 한 것이 비판의 핵심이었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애리조나)이나 공화당의 차기 잠룡인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 등 일부 강경파들은 "부적절한 인사"라며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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