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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반목과 불신…롯데야구 어디로 가나

입력 : 2014.10.28 14:45|수정 : 2014.10.28 14:45


결국 터질 게 터졌다.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이 단체 행동에 나서는 등 사태가 극에 이르렀다.

27일 <스포츠동아>는 "롯데 선수단이 공필성 코치의 감독 선임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파장이 커지자 배재후 롯데 단장은 "선수들은 공필성 감독에 대한 이야기를 한 마디도 꺼낸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주장 박준서 또한 담당 기자들에게 "선수단은 결단코 공필성감독 결사반대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사태가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선수단 내부에서 고성이 오가는 상황이 발생했다. 결국 선수단은 이날 밤 부산 모처에 모여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문한 운영부장이 부임한 뒤 이른바 이문한 라인이 형성됐고 선수단과 프런트의 불신이 더욱 깊어졌다"는 게 성명서의 요지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극심한 반목과 불신. 롯데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 좀 더 과한 표현을 쓴다면 팀이 썩을 대로 썩었다. 선수들은 말한다. "우리끼리도 못 믿을 상황이 됐다"고.

"스파이 천국이 됐다". 롯데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의 증언이다. 구단의 한 고위 관계자는 구단 내부 곳곳에 자신만의 심복을 배치했다. 선수단뿐만 아니라 1,2군 코칭스태프와 프런트 등 곳곳에 배치된 구단 고위층의 심복과 같은 존재들이 주기적으로 내부 사정을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 고위 관계자는 학연과 지연이 얽혀 있거나 이른바 라인이 없는 사람들을 정보 제공 대상으로 포섭했다"면서 "고위 관계자가 정보 제공자로부터 내부 동향을 주기적으로 보고받고 정보 제공자들의 자리를 보장해주는 식이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구단의 한 직원는 "기자들과 대화할 때마다 고위 관계자가 따로 불러 "기자들에게 함부로 입놀리지 마라"고 압박을 가했다"면서 "평소 안면이 있는 기자와 인사하는 정도일 뿐이었는데 구단을 향해 쓴소리를 자주 하는 기자라는 이유로 아는 척도 못 하게 했다. 나도 월급받고 사는 처지라 구단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 놓았다.

그러면서도 이 직원은 "스스로 구린 게 없다면 이렇게까지 하겠나"며 "'도둑이 제 발 저리다'는 속담이 딱이다"고 씁쓸한 반응을 보였다. 

롯데는 최근 몇년간 내부 FA 선수들을 잔류시키는 데 실패했다. 표면상 이유는 금액차.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협상 과정에서 이 고위 관계자의 강압적인 태도가 선수들의 가슴에 못을 박았다. 한 고참급 선수는 "고위 관계자가 협상 테이블에서 자신의 화를 삭히지 못하고 선수를 향해 물병을 집어 던지는 등 과격한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당시 그 선수는 치욕을 느껴 조건과 상관없이 타 구단으로 이적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전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선수단이 사용할 야구 용품을 선정하는 데도 사용할 주체의 의견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후문. 업체 선정 과정에서 특혜 의혹이 제기되기도. 2년 연속 4강 탈락의 아픔을 겪은 롯데는 앞으로도 험난한 일이 더 많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FA 대상 선수들을 잡는 것도 쉽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끊임없는 반목과 불신 속에 롯데의 암흑기는 또다시 도래할 분위기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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