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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살 생일 적십자사, '총재발' 내우외환에 끙끙

입력 : 2014.10.27 12:49|수정 : 2014.10.27 12:49


국내 대표구호기관인 대한적십자사(이하 한적)가 27일 창립 109주년을 맞았지만 김성주 신임 총재의 계속된 '자질 논란'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한적 본사 노조는 이날 최근 '국정감사 회피성' 출국 논란을 빚은 김 총재에 대해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 김 총재를 둘러싼 잡음이 한적 안팎으로 커지는 모양새다.

노조는 이날 낸 성명에서 "최근 신임 총재 선출 이후 이어진 일련의 사태로 적십자사가 창립 이후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며 김 총재의 대국민 사과와 즉각적인 사퇴를 요구했다.

성명은 "김 총재는 헌정사상 초유의 국정감사 회피로 국민의 알권리를 무시하고 모독했다"면서 "돌출 행동 및 사조직의 개입으로 적십자 구성원의 긍지를 무시하고 저버렸다"고 주장했다.

성명은 또 김 총재가 지난 16일 취임식에서 적십자회비를 5년간 미납한 사실에 대해 "제 머릿속에서 적십자회비가 잊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한 것과 관련해서는 "이 '잊혀진 적십자' 발언은 그동안 묵묵히 일해 온 적십자인의 자긍심에 손상을 입혔다"고 지적했다.

한적 노조의 성명은 2011년 7월 '독단적인 리더십'을 이유로 유종하 전 총재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 이후 3년여만이다.

노조는 조합원들과 협의해 총재 퇴진운동을 포함한 향후 행동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다.

김 총재에 대한 '자질 논란' 압박은 한적 밖에서도 거세다.

김 총재는 이날 오후 2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리는 국정감사에 '늑장 출석'한다.

당초 김 총재는 이달 23일 국감에 참석하기로 돼 있었지만 아태지역 적십자회의 참석을 이유로 지난 21일 출국하면서 국감 회피 논란이 일었고, 국회는 지난 26일 김 총재가 정당한 사유 없이 국감에 나오지 않았다며 동행명령장 발부를 의결했다.

김 총재는 지난달 24일 총재로 선출됐지만 한적 업무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기업인 출신인데다 인도주의 분야에 대한 전문성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일었고, 최근 5년간 적십자 회비를 내지 않은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자질 논란'이 계속됐다.

한적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대강당에서 창립 109주년 기념식을 열었지만 이런 안팎의 근심 탓에 분위기가 예년 같지 않았다.

김 총재는 창립 기념식에서 "국정 감사가 오늘 오후로 연기되는 과정에서 국민 여러분과 국회, 그리고 적십자 가족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적십자사 관계자는 "김 총재의 '적십자 회비 미납' 논란 이후 이에 항의하는 민원이 이어졌고 또 외부에서 적십자사가 희화화의 대상이 되는 것을 보고 실망감을 토로하는 직원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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