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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비대위원들, 강연·토론회 통해 당권경쟁 시동?

입력 : 2014.10.26 17:40|수정 : 2014.10.26 17:40


국정감사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새정치민주연합 내 당권 주자들이 서서히 몸 풀기에 들어가는 분위기다.

내년 1월말∼2월초로 예정된 전당대회까지는 아직 3개월의 시간이 남았지만 연말 예산 국회 일정을 고려하면 11월부터는 물밑작업을 시작해야 여유 있게 전대 준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기 전당대회와 총선 공천 등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지역위원장 선출 작업도 공모절차를 마치고 본격적인 심사에 들어간 만큼 이와 맞물려서도 당권 주자들의 보이지 않는 움직임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박지원·정세균 비대위원은 26일 오후 서울 광진구청에서 열린 2차 서울시당 당원 대토론회에 나란히 참석, '당원 결속'을 강조하며 다 함께 위기 극복에 나서자고 촉구했다.

지도부 일원으로서 당원 행사에 참석한 게 이례적인 일은 아니지만 당의 노선과 비전, 당내 리더십 등 당이 나아갈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에 당권 도전이 점쳐지는 두 비대위원이 나란히 참석한 것은 눈여겨볼 대목이었다.

박지원 비대위원은 인사말에서 무대 배경에 한자로 쓰인 '중심(中心)'자를 '충(忠)'자로 해석하며 "저 '충'자는 국회의원, 중앙당 지도부가 당원들에게 충성해야 한다, 당원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면서 "당원들의 자존심을 살려주는 중앙당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차를 두고 행사장에 나타난 정세균 비대위원도 "모두가 힘과 지혜를 모아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우리는 과거에 많은 위기를 극복한 경험과 노하우가 있다"며 "마음먹기에 따라, 노력하기에 따라 분명 위기는 극복할 수 있고 그런 노력을 통해 2017년 기필코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고 당원들의 사기를 북돋웠다.

직접적인 당권 언급은 없었지만 두 사람 모두 '유권자'인 당원들 앞에서 자연스럽게 '세일즈'를 한 셈이다.

지도부가 당원과의 소통을 강조하며 지난 23일부터 광역·기초의원을 대상으로 전국 순회 강연을 시작한 것도 당 안팎에선 차기 당권 도전자들의 '예비 리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 비대위원이 1순위로 지난 23일 강원도에서 열린 당 소속 강원·인천·충청 지역 기초의원 대상 강연에 나섰는데 사실상 전대 출마 선언으로 해석될 여지의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정 비대위원은 "2008년 7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가 됐는데 이길 사람을 공천해 재·보궐 선거에서 승리했고 2010년 6·2지방선거에서도 대승했다. 근래 들어 가장 큰 승리"라며 대표 시절의 성과를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정 비대위원에 이어 역시 당권 도전을 저울질 중인 문재인 비대위원은 오는 28∼29일 충남에서 전국 광역의원을 대상으로, 박 비대위원은 내달 7∼8일 강원 홍천에서 열리는 서울·경기 지역 기초의원을 대상으로 강연에 나선다.

문희상 비대위원장과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달 30일과 내달 3일 각기 부산과 전북에서 강연한다.

이런 상황에 대해 지도부에 속하지 않은 중도·온건 세력 내에선 '불공정 경쟁'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도·온건파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전대에 출마할 사람 중 비대위원이 아닌 사람은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 비대위원은 "비대위원장이 앞으로 연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고 당원들도 중앙당과의 소통에 목말라해 비대위원들이 한 명씩 강연하자고 해서 마련된 자리"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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