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의료진, 세계 최초 '멈춘 심장' 이식 성공

세계 최초로 박동이 멈췄던 심장을 심장병 환자에게 이식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호주 언론은 시드니 세인트빈센트 병원 의료진이 최근 심장질환을 앓는 환자 3명에게 박동이 멈췄던 심장을 되살려낸 뒤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동안 심장이식 수술은 장기 기증자가 뇌사상태에 빠져 심장이 뛰고 있는 경우에만 가능했기 때문에 심장이식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경우가 매우 제한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15분에서 20분 정도 박동이 멈췄던 심장을 되살려낸 뒤 환자에게 이식하는 데 성공함에 따라 앞으로 더 많은 심장병 환자들이 장기 이식의 혜택을 받을 길이 열렸습니다.

세인트빈센트 병원 외과의인 쿠무드 디탈 박사는 이번 수술의 성공이 심장이식 수술 분야에서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호주에서만 최소 20% 더 많은 환자가 심장이식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설명했습니다.

30년 역사의 세인트빈센트 병원 심장이식팀은 그동안 동물실험 등을 통해 박동이 멈췄던 심장을 되살려낸 뒤 이식하는 것이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인간에게 적용하면 안정성 등에서 문제가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인간을 대상으로 한 수술은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세인트빈센트 병원 의료진은 박동이 멈춘 심장을 적절히 보존한 뒤 되살릴 수 있도록 미국에서 개발한 이른바 '상자 속의 심장'(heart in a box) 시스템과 자체적인 특수 보존법을 활용해 이런 난관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호주 언론은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