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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권 전환 재연기 확정…북핵·미사일 위협이 요인

입력 : 2014.10.24 03:57|수정 : 2014.10.24 03:57


한국과 미국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시기를 재연기하기로 합의한 것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현실화됐고 이를 억제하기 위한 한국군의 전력 확보시기를 고려한 의도로 분석된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척 헤이글 미국 국방부 장관은 23일(현지시간) 워싱턴 에서 제46차 한미안보협의회(SCM)를 개최해 전작권 전환시기를 재연기하자는 데는 합의했다.

우리 군은 2020년대 중반을 전작권 전환 목표연도로 사실상 설명하고 있지만 이날 한미 양국 공동성명에는 전환시기는 명시되지 않아 전작권 전환이 사실상 무기연기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양국이 2015년 12월로 예정됐던 전작권 전환시기를 재연기하기로 하면서 그 시기를 못박지 않은 것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2020년대 중반은 2025년, 2024년, 2026년이 될 수도 있고 2022년에서 2027년도 될 수 있다"면서 "이런 기간 폭을 둔 것은 북한 핵 능력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판단에 기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3차례 핵실험을 통해 핵무기를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화 기술을 거의 확보한 것으로 한미 군 당국은 평가하고 있다.

사거리 1만㎞ 이상의 장거리 로켓 개발 기술을 보유한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 기술까지 갖게 되면 미국 본토까지 핵무기 위협권에 들어갈 것으로 미측은 우려하고 있다.

특히 북한은 공중에서 핵무기를 터뜨려 전자기파를 방출, 지상의 지휘통신시설과 국가기간 설비망을 무력화시키는 EMP(전자기파)탄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 군이 전작권 전환 목표연도를 2020년대 중반으로 고려한 것은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을 억제하는 한국군의 전력 확보 시기를 고려한 의도로 풀이된다.

한국군은 2020년대 초에서 중반까지를 목표로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체계와 킬 체인(Kill Chain)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체계는 유사시 북한이 핵탄두나 생화학탄 등을 탑재한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부터 탐지하고 실제 발사가 이뤄지면 지상이나 공중에서 요격하는 전력들로 구축될 예정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미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3차 핵실험 등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재래식 군사위협, 김정은 정권의 오판에 의한 도발 가능성 등을 주목했다"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고 도발 시 적시적 대응을 위해 한국군이 초기 대응 능력을 갖출 시간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연기 배경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유사시 미국이 제공하는 확장억제 수단이나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전개되기 전 한국군이 독자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면서 "한국군이 완전한 준비 상태를 갖추려면 조건에 기초해서 안정적으로 전작권을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협의를 해왔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국군은 2020년대 중반까지 필수 전력 확보를 완료한다는 계획이지만, 그 무렵에 북한의 핵과 미사일 수준이 더욱 고도화되면 우리 군이 추가 전력을 확보할 필요성도 발생할지 모른다.

이 경우 KAMD 등의 구축 시기가 더 늦춰질 수 있다.

KAMD 체계와 킬 체인 구축 시기가 늦춰지면 전작권 전환시기도 더 늦춰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한국군이 전작권을 돌려받는 목표연도 또한 여전히 유동적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전작권 전환시기가 재연기되면서 '군사 주권'을 되찾으려는 한국군의 노력이 미흡하다는 비판과 함께 북한 위협에 따른 안보 불안감을 해소하는데 기여했다는 긍정적인 평가 등 시각이 엇갈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미는 양국 국방장관이 서명한 양해각서를 통해 '연합이행관리체계'를 만들어 한국군 준비 상태와 북한 위협 및 한반도 안보상황 등 핵심 조건을 평가해 나기로 했다.

양국은 2015년 12월 전작권 전환에 대비해 작성한 '전략동맹 2015'를 대체하는 새로운 전략문서를 내년 10월 이전까지 완성해 이런 조건을 평가해 나갈 계획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새로운 전략 문서를 통해 안정적으로 전작권을 전환해 연합방위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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