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카트'를 제작한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가 '건축학개론'에 이어 또 한 번 성공적인 아이돌 캐스팅을 했다.
22일 오후 영화 '카트'(감독 부지영)가 언론 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토론토국제영화제와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호평을 받은 '카트'는 소문대로 기대 이상의 완성도를 자랑했다. 이 작품이 재미와 감동 그리고 메시지까지 갖춘 웰메이드 상업영화로 완성될 수 있었던 것은 배우들의 열연 덕이 컸다.
염정아, 문정희, 김영애, 황정민, 천우희 등 충무로를 이끌고 있는 세대별 여배우들의 우먼파워가 빛나는 가운데 또 한 명 주목할만한 연기자는 '카트'로 스크린 신고식을 치른 도경수였다.
도경수는 아이돌 그룹 '엑소' 출신의 가수.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를 통해 안방극장 데뷔를 성공적으로 치른 도경수는 '카트'를 통해 또 한 번 시험대에 선다. 미리 말하자면 이번 시험의 성적표 역시 기대 이상이다.
마트 계약직으로 일하는 선희(염정아)의 아들 태영 역을 맡은 도경수는 10대의 반항심이 묻어나는 고등학생을 현실감 있게 연기해 보였다. 폭발력 넘치는 열연이라기보다는 배우들 사이에서 튀지 않고 녹아든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도경수의 캐스팅은 영화 '카트'를 제작한 명필름 심재명 대표의 선구안이 빛을 발한 사례다. 심재명 대표는 앞서 제작한 영화 '건축학개론'(2012)에서 수지를 캐스팅해 그해 충무로 최고의 신인을 수확하는 데 일조했다. 심재명 대표는 이 작품을 통해 효과적인 아이돌 캐스팅이 한 편의 영화에 어떤 좋은 영향을 끼치는 가를 확인했다.
'카트' 제작에 들어간 심 대표는 처음부터 '태영' 역에 아이돌 배우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비정규직 문제라는 다소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지는 소재의 작품, 여배우들이 이끌고 가는 영화에서 꼭 필요한 캐스팅이라 여겼기 때문이었다.

배우를 발굴하는 심재명 대표의 눈은 예리했다. 심 대표는 도경수를 보자마자 '태영' 역할에 적역이라고 판단했다.
심재명 대표는 "영화 크랭크인을 앞두고 부지영 감독과 함께 사무실에서 도경수와 만났다. 90도 폴더 인사를 하면서 바짝 얼어있었고 긴장한 탓인지 귀까지 빨개졌더라. 그런 모습에서 연기에 대한 열정과 진심이 느껴졌다. 또 예상보다 연기에 대한 기본기가 잘 다져져 있었다"고 미팅 당시를 회상했다.
캐스팅 당시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 출연 전이였기에 도경수는 연기 경력이 전무한 상태였다. 그러나 촬영장에서 성실한 자세로 연기에 임했고, 선배 배우들에게 하나라도 더 배우려는 의지가 강했다는 게 제작진들의 전언이다.
제작자인 심재명 대표와 연출을 한 부지영 감독 역시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잘 표현해내면서도 모성본능을 자극하는 짠한 연기를 너무나 잘해줬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심재명 대표는 "아이돌은 잘 쓰면 약, 못 쓰면 독이 된다. 기능이나 수단으로 쓰는게 아니라 작품과 캐릭터에 맞게 제대로 쓰면 영화의 완성도와 재미를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된다. 영화의 양념을 치는 정도의 소모적인 캐스팅이 아닌 이야기에 녹아드는 의미있는 캐스팅을 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아이돌 캐스팅의 원칙을 밝혔다.
이같은 확고한 원칙이 있었기에 절묘한 캐스팅을 이뤘고, 결과적으로 영화 '카트'의 완성도와 재미를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
'카트'는 대형마트의 비정규직 직원들의 부당해고를 당한 이후 이에 맞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오는 11월 13일 개봉한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