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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한국 민족 러시아 북상 흔적, 현지 언어에 남아"

입력 : 2014.10.22 07:45|수정 : 2014.10.22 07:45


고대 한국 민족이 러시아를 거쳐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동, 아메리칸 인디언의 조상이 됐다는 주장의 근거로 러시아 극동지역에 남아 있는 한국어의 흔적을 제시한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손성태 배재대 스페인중남미학과 교수는 배재대 한국-시베리아센터·유라시아문화연대 공동 주최로 오는 24일 서울 정동 배재학당 역사박물관에서 열리는 2014년 추계 공동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합니다.

손 교수는 3세기쯤부터 한국 민족의 '아메리카 대이동'이 본격화한 결과 아메리카 인디언이나 인디오와 한국 민족이 같은 핏줄이 됐다고 주장해 온 학자입니다.

미 대륙 원주민의 고어와 한국어의 고어 사이에 나타나는 유사성이 그 근거입니다.

그는 미리 공개된 세미나 발표문에서 "우리 민족은 아무르강을 따라 북상한 후 오호츠크해 연안을 따라 이동해 오늘날 러시아 캄차카 반도에 도착했고, 거기서 배를 타고 알류샨 열도를 따라 바다를 건너 캐나다 서해안에 도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세미나 발표문에 따르면 아무르강(중국명 헤이룽강)에서 알류샨 열도에 이르는 이동 경로에 한국 민족 고유 언어의 흔적이 남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손 교수는 이동 경로 일대에 오늘날까지 거주하는 종족 이름과 한국어 간 유사성을 형태소 분석 등 언어학적 방법론을 통해 살펴봤습니다.

일례로 '나나이'(Nanai) 또는 '난이'(Nani)족의 명칭은 'nan+ai' 또는 'nan+i'로 형태소가 분해됩니다.

여기서 'ai'(아이)와 'i'(이)는 한국어에서 사람을 뜻하는 말로, 따라서 나나이는 '난 사람' 또는 '뛰어난 사람'이라는 뜻이라고 손 교수는 설명했습니다.

길약(Gilyak)족이라는 명칭도 어원이 만주 대평원에서 북상한 이들이 쓴 길에께(Kileke)였음을 고려하면 이는 '길의 것'이라는 한국어가 된다는 것입니다.

손 교수는 "'길에께'는 결국 '길의 사람', 즉 '길을 가다 도중에 남은 사람'을 뜻한다"며 "우리 민족은 아메리카로 이동하던 도중 곳곳에 집단으로 남아 정착한 사람이 많았는데 길약족도 그들 중 한 집단으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춥지(Chukchee)족이 쓰는 '차브추밧'(chavchvat) '차브추브'(chavchuv) '차워추워'(chawchuw) '차워추'(chauch) '차브차'(chavcha) 등은 한국어 '춥다'의 활용변화 형태여서 춥지족이 한국 민족과 혈통이 같다는 근거라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코리약(Koryak)족의 경우 한국 민족의 고대 명칭으로 알려진 '고리'에 한국어 서술어 '~야'가 붙었고, 여기에 러시아어의 영향으로 끝에 'k'가 첨가된 것으로 보인다고 손 교수는 추정했습니다.

이밖에 이 일대 지명, 생활용어, 풍습, 유물 등에서도 고대 한국 민족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고 손 교수는 덧붙였습니다.

손 교수는 "북쪽으로 향한 우리 민족의 대이동은 여러 곳에 민족 고유 언어·풍습·유물의 흔적을 남겼다"며 "아무르에서 알류샨 열도에 이르는 이동 경로에 대한 우리 민족의 흔적을 정리해 향후 연구의 기초자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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