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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중국 통신장비업체에 징벌적 수입관세 유예키로

입력 : 2014.10.21 11:01|수정 : 2014.10.21 11:01


유럽연합(EU)이 중국 이동통신 장비업체인 화웨이와 ZTE에 대해 징벌적 수입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중국측과 합의했다고 EU가 2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카렐 데 휘흐트 EU 통상담당 집행위원과 가오후청(高虎城) 중국 상무부 부장은 지난 주말 벨기에 브뤼셀 회동에서 이같은 내용의 협상을 타결했다.

유럽연합이 화웨이 등을 상대로 수입관세 부과를 위한 조사를 포기하면 중국은 EU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들을 취하는 동시에 유럽 기업에 자국 시장의 문호를 더 많이 개방한다는 게 합의 내용이다.

휘흐트 집행위원은 "지난해 5월 우리로 하여금 문제를 제기하게 만든 우려들이 양측의 구조적이고 정기적인 대화를 통해 해결되게 됐다"고 말했다.

이로써 중국 정부가 화웨이와 ZTE에 불공정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EU의 주장으로 촉발된 양측의 통상마찰이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됐다 하지만 특정 산업에 대한 중국의 보조금 지급 관행을 둘러싼 포괄적인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 새로운 분쟁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적했다.

협상 내용에 정통한 소식통은 WSJ에 이번 합의는 '신사협정'으로, EU의 법령이나 국제법에 따른 강제적 이행 수단을 포함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측이 이번 협상의 조건을 이행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될 경우 EU 집행위원회가 언제든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EU 당국자도 "만약 커다란 이슈가 불거진다면 우리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통상보호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와 중국이 무역분쟁의 '휴전'에 합의했다면서 이는 유럽연합이 중국에 대해 대결적 자세를 취하는 미국과 달리 중국과의 무역관계 개선을 희망한데 따른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달 말 휘흐트의 자리를 물려받는 자유주의적 성향의 세실리아 말름스트룀 새 통상담당 집행위원과 차기 EU 집행위원회와가 이번 합의 사항을 어떻게 이행할지는 확실치 않다고 WSJ는 밝혔다.

휘흐트 위원은 중국과의 무역분쟁에서 상당한 강경론자였고 때로는 집행위와의 정면 충돌도 마다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지난해 5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화웨이와 ZTE가 중국 정부로부터 부당한 보조금을 받아 생산한 이동통신 장비들을 EU 28개국에 덤핑 판매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화웨이는 불과 몇 년 만에 유럽 시장에서 경쟁사들을 위협할 만한 주요 이동통신장비 납품업체로 급성장했다.

이로 인해 실적이 악화된 에릭슨과 알카텔-루슨트, 노키아 등 유럽 기업들이 직원을 대규모로 해고하자, EU 집행위는 중국 업체의 보조금 여부를 조사해 징벌적 수입관세를 물리겠다고 경고했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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