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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에볼라 현지 의료진 파견, 보내는 게 능사가 아니야

입력 : 2014.10.20 09:17|수정 : 2014.10.20 13:43

* 대담 : 한림의대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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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주 목요일, 제 10차 아시아 유럽 정상회의에 참석해서 한국도 에볼라 발병지역에 의료진을 파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에볼라가 전 세계로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한 국제사회 노력에 동참하겠다는 건데요. 취지는 좋지만 의료계에서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결정과 관련해서 전문가와 이야기 나눠보죠. 대한의사협회 신종 감염병대응TF팀 위원이신 한림의대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전화 연결되어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재갑 교수 / 한림의대 감염내과: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에볼라 발생국에 한국 의료진을 파견하겠다, 이 소식 듣고 제일 먼저 어떤 생각 드셨어요?

▶ 이재갑 교수 / 한림의대 감염내과:

현재 지금 그쪽에서 의료진이 많이 부족하고 시설들이 부족한 상황에서, 계속해서 에볼라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요. 의료진을 여러 세계 각국에서 보내는 것은 당연히 맞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의료진을 파견하는 것은 맞는 일이다, 그런데 좀 걱정되는 점도 많으시다구요?

▶ 이재갑 교수 / 한림의대 감염내과:

네, 지금 뭐 민간에서 자원해서 하고 있는데 지금 우리나라에서 그만한 준비가 잘 되어 있는가에 대한 부분에 있어선 고민을 좀 해봐야 될 것 같거든요. 실제로 그쪽에 방역 장비를 보낼 수 있는지 여부, 둘째는 실제로 감염자가 발생할 수도 있는데, 환자가 발생했을 때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한 시나리오를 제대로 가지고 있는 가에 대해서는 고민을 좀 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현지에서 의료진이 감염된 경우가 꽤 많이 있다고 지금 보도가 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비가 철저하게 필요하다, 이런 말씀이신 거죠?

▶ 이재갑 교수 / 한림의대 감염내과:

네, 맞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구체적으로 어떤 준비를 해야 될까요?

▶ 이재갑 교수 / 한림의대 감염내과:

첫 번째는 의료진들에 대한 교육이 필수입니다. 일단은 미국 같은 경우도 훈련이 잘 됐다고 생각했던 간호사 2명이 발생했던 사례도 있기 때문에, 실제로 파견되는 의료진들이 이런 에볼라 병을 잘 진단하고 치료하고 또한 감염관리를 잘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에 대해서 사전에 교육이 충분히 필요할 것 같아요. 두 번째는 그런 환자가 발생했을 때 실제로 우리나라로 이송할 건지, 아니면 미국이나 그런 국가로 이송할 지에 대한 부분도 중요하고 또한 그런 환자가 발생했을 때 우리나라에 치료제가 확보가 되어있지 않거든요. 치료제 확보는 어떻게 할 건지에 관한 부분들도 심각한 논의가 필요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한가지, 한 가지 짚어보면 말이죠. 지금 국경없는 의사회 같은 경우는 이 방역복을 입고 벗고, 소독하고 폐기하고 이런 훈련만 2주 정도 실시를 한 다음에 파견을 한다고 하더라고요.

▶ 이재갑 교수 / 한림의대 감염내과:

네,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여러 가지 안전장치를 단단히 마련을 한다는 그런 뜻이겠죠?

▶ 이재갑 교수 / 한림의대 감염내과:

네.

▷ 한수진/사회자:

우리도 당연히 그런 교육이 좀 필요하겠네요?

▶ 이재갑 교수 / 한림의대 감염내과:

네, 그렇죠. 왜냐하면 지금 미국에서 간호사 2명 발생한 것도, 아마도 방역복을 입는 과정 중에서 아마 바이러스에 노출되면서 감염되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방역복을 갈아입는 과정에서 환자의 침이나 땀, 이런 것들이 피부로 옮겨 붙으면 감염이 된다, 이런 말씀이신 거죠?

▶ 이재갑 교수 / 한림의대 감염내과:

네, 방역복을 벗겨서 만약에 방역복 주변에 묻어있는 환자의 타액이 나에게 묻게 되면 감염이 될 수 있다는 그런 이야기들이 있어서, 일단은 방역복을 어떻게 잘 입느냐, 그리고 또 잘 벗느냐가 중요한 문제일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요, 지금 또 미국에서도 보면 라이베리아에서 환자를 돌보다 감염된 의사가 있었잖아요. 본국으로 이송하는 것 두고도 찬반 논란이 아주 뜨거웠죠?

▶ 이재갑 교수 / 한림의대 감염내과: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그 때 당시 그 환자가 와서 의료진이나 또는 다른 사람이 감염되어서 미국 내에서 큰 아웃브레이크를 일으킬 수 있는 것에 대한 우려 때문에 반대하는 사람도 상당히 많았지만 미국 CDC(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하고 정부에서 단호하게, ‘우리나라에서 파견한 사람이 감염되었으니 당연히 우리가 치료해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데리고 왔거든요. 그것에 필요한 비행기도 상당히 비용이 듦에도 불구하고 보내서, 에어 앰뷸런스를 보내서 환자를 이송해 왔었는데, 그런 부분들, 우리나라에서도 참조해야 되고, 또한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만에 하나, 그런 일이 생겼을 경우 어떻게 할 건지 미리 딱 정해놓고 가야 한다는 말씀이시군요.

▶ 이재갑 교수 / 한림의대 감염내과:

네, 맞습니다. 그런 준비 없이 보냈다가 만약에 환자가 실제 발생했는데, 한국으로 이송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여론이 만약에, ‘그런 환자들은 우리도 위험하지 않아?’, 이런 여론 때문에 발병자들을 그냥 그 국가에 둔다든지 한다면, 봉사하러간 사람 입장에서는 정말 국가가 버린다는 생각밖에 안들 수밖에 없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 사실 의료시설을 제대로 갖춘 전용기도 필요할 것 같아요. 국내로 이송해오는 문제도 간단치 않죠?

▶ 이재갑 교수 / 한림의대 감염내과:

국내에 이런 에어 앰뷸런스가 있는 건 아니고요. 그래서 만약 하게 된다면 국제적으로 이런 업무를 하는 회사들이 있거든요. 그런 회사들하고의 어떤 협력이라든지 계약이라든지 이런 과정도 또 반드시 필요한 상황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국내로 이송을 했다고 하더라도 어디서 치료를 할지, 병상이나 의료 시스템은 제대로 갖춰져 있는 걸까요?

▶ 이재갑 교수 / 한림의대 감염내과:

예전에 신종플루 유행 이후에 국가에서 어떤 격리 전용 병상들을 꾸렸거든요. 그래서 각 시도별로 5명~10명 정도 환자가 입원할 수 있는 시설들은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의료진이 아직까지 에볼라를 실제로 경험해서 치료를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어쨌든 환자가 이송되었을 때 이런 환자를 치료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치료 경험이 있는 미국이나 스페인, 또는 현지의 도움을 받아서 환자를 치료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 될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만약 환자가 발생했다고 하면 어떤 격리병상이 꼭 필요한 거죠, 격리 되어서 치료를 해야 되는 거죠?

▶ 이재갑 교수 / 한림의대 감염내과:

네.

▷ 한수진/사회자:

그런 에볼라를 볼 수 있는 격리 병상이 지금 마련이 되어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 이재갑 교수 / 한림의대 감염내과:

네, 마련은 돼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치료제의 경우는 어떤가요. 지맵(ZMapp)이라고 하죠, 저도 보도를 통해서 좀 들었는데, 실험단계라면서요,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건가요?

▶ 이재갑 교수 / 한림의대 감염내과:

지맵은 그 때 미국에서 감염되었던 의사와 의료인력 2명을 치료해서 두 분 같은 경우는 치료효과를 봤고 스페인에서는 치료를 했지만 사망했던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동물 실험에서는 상당히 효과가 좋다고 알려져 있어서 일단 현재로서는 가장 치료효과가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장 좋은 후보가 되는 물질이거든요. 그런데 다만 지금 현재 시험적으로만 생산돼 있어서 양이 상당히 부족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국가별로 이제 그거를 비축하려고 노력은 하고 있는데 현재 양이 많지 않아서 국내에서는 아직 그걸 비축하지 못하고 있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국내에선 전혀 확보된 게 없고요.

▶ 이재갑 교수 / 한림의대 감염내과:

네, 우리나라는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아직.

▷ 한수진/사회자:

만약 우리가 파견한다고 하면 이건 반드시 확보를 해야 하지 않을까요?

▶ 이재갑 교수 / 한림의대 감염내과:

네, 그렇죠. 환자가 발생할 수 있는 가정을 해서, 치료제를 확보할 수 있는 노력을 외교적으로 당연히 해야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지금 국제적인 구호 노력에 우리나라가 동참하는 건데 말이죠, 그러면 이렇게 해서 만약 의료진이 파견될 경우에는, 치료제를 요청하면 우선적으로 확보하도록 어떤 국제적인 합의 같은 게 있습니까?

▶ 이재갑 교수 / 한림의대 감염내과:

그런 부분에 대한 언급이 없어서, 앞으로 해야 될 일이긴 하거든요. 그런데 환자가 발생했던 국가들에 대해서는, 스페인도 지맵을 구해서 환자 치료에 썼던 걸 봐서는 어떻든 간 그런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외교적인 노력을 한다면 약을 구할 수 있지 않을까, 정도로 추측만 하고 있지, 확실하게 그런 부분에 대한 분담이 되었는지 저희도 알 수는 없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지금 미국에서는 추가 감염자가 생길 우려가 상당한 것 같은데요, 우리나라가 감염 경로를 차단할 수 있는 예방교육이나 이런 체계 같은 것도 제대로 갖추고 있다고 보세요?

▶ 이재갑 교수 / 한림의대 감염내과:

일단은 그런 환자를 봐야 되는, 국가에서 운영하는 격리병상이 있는 병원들은 어느 정도 교육이 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환자가 처음으로 진단이 되거나 또는 의심을 받는 곳들은 작은 병원들이나 동네 병원일 가능성이 높은데 그런 의료 일선들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교육이 충분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의료일선 현장, 환자를 처음으로 대면할 수 있는 그런 진료 기관에 대한 교육들도 빨리 선행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에볼라 발병상황 소강상태에 접어든 것 아니냐 하는 분석도 있는데 어떻게 보세요?

▶ 이재갑 교수 / 한림의대 감염내과:

그러진 않고요. 지금 기니나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은 아직도 급격히 확산하는 중이고요. 다만 여행에 의해서 발병했었던 나이지리아나 세네갈 같은 경우는 유행이 종식되었다고 보고는 하고 있거든요. 그렇지만 발원지인 서아프리카 3개국이 아직도 계속 확산되고 있어서 다른 국가로 다시 퍼져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지금 국내에까지 에볼라가 옮겨올 가능성은 어느 정도나 있다고 보세요?

▶ 이재갑 교수 / 한림의대 감염내과:

다만 서아프리카 3개국이 우리나라와 교류가 많지 않은 국가여서, 우리나라에 직접적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많지는 않지만요, 서아프리카 3개국 외에 우리나라와 교류가 많은 국가에서 발생이 시작된다면 우리나라도 안전하다고 보장 할 수 없기 때문에 계속해서 확산 속도들을 지켜보고 여러 국가에 퍼지는 상태를 보면서 우리나라의 대응단계 수위를 조절해야 될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그렇군요. 지금 우리나라 방역 체계는 잘 되어 있다고 보세요?

▶ 이재갑 교수 / 한림의대 감염내과:

지금까지 어떻든 중간 중간 잘못이 있거나 조금 구멍이 있는 듯 보이긴 했지만 그러면서 열심히 지금 갖춰지고 있어서 현재로서는 어떻든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은 됩니다. 다만 아직 환자발생이 안 되었기 때문에, 또 환자를 실제로 본 적이 없기 때문에요, 미국 같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보다 더 대응상태를 좀 더 잘 점검하고 준비를 더 열심히 해야 될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의료진, 민간, 자원자를 중심으로 의료진을 꾸릴 거라고 하는데 어떻게 보세요, 선뜻, ‘제가 가겠습니다’, 자원하는 분들 많을까요?

▶ 이재갑 교수 / 한림의대 감염내과:

많지는 않겠지만요, 어떻든 가겠다고 하실 분은 나올 거는 같습니다. 어쨌든 자기 생명 보다 더 환자를 구한다는 생각으로 자원자들이 나올 건데 그런 자원자들이 나왔을 때 그 분들을 충분히 격려하고 충분히 우리나라에서 안전을 보장할 수 있고 믿어줄 수 있는 그런 것들이 정부나 국민들에게서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한림의대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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