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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동성애 포용, 보수파 반발에 결국 무산

최고운 기자

입력 : 2014.10.19 10:03|수정 : 2014.10.19 10:53


동성애자를 포용하려던 가톨릭교회의 '혁명적' 시도가 보수파의 반발로 무산됐습니다.

동성애자를 환대하고 이혼·재혼자도 영성체를 받을 수 있도록 했던 주교 시노드, 즉 세계주교대의원대회의 중간보고서 문구가 마지막 날 회의에서 모두 삭제된 것입니다.

미국 뉴욕타임스, 영국 BBC방송 등 외신들은 최종보고서 내용을 전하면서 개혁을 시도하려는 프란치스코 교황 등 진보파와 이에 저항하는 보수파의 갈등의 골이 매우 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해석했습니다.

앞서 13일 공개된 중간보고서에는 교회가 동성애자와 이혼자, 결혼하지 않은 커플은 물론 이들의 아이들도 환대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파장이 일었습니다.

기존의 교리를 변경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동성애와 이혼, 피임 등을 엄격히 금지해 온 사안에 폭넓게 문을 열겠다는 것으로 풀이됐기 때문입니다.

이 내용이 공개되자 보수적인 기존 가톨릭계는 강하게 반발했고, 교황청은 동성애 관련 문구를 한층 '톤 다운'한 영문 개정판을 만들어 절충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AP통신에 따르면 동성애 등에 대한 문구를 최종보고서에 채택할지를 묻는 투표에서 118명이 찬성, 62명이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이에 대해 AFP통신은 표결 과정에서 교황을 선두에 세운 가톨릭 내 진보주의 세력과 보수주의 세력이 드러내놓고 맞붙었으며 교황이 일격을 받았다고 해석했습니다.

BBC 방송도 가톨릭 교회 지도자들이 동성애자와 이혼한 사람들에게 더욱 자비로운 태도를 보이도록 설득하려던 교황의 시도가 '퇴짜'를 맞았다고 표현했습니다.

표결에 참여한 주교 가운데 절반 이상인 118명이 중간보고서 내용에 찬성표를 던졌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교황청 영문 대변인인 토머스 로시카 신부는 동성애와 이혼에 대한 구절이 완전히 거부되지 않았다며 진전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가톨릭 동성애 인권 단체인 뉴웨이즈미니스트리도 동성애 환대 언급이 빠진 것은 실망스럽지만 이 문제를 열린 태도로 공개 토론했다는 점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번 최종보고서는 각 교구로 전달돼 의견 수렴절차를 거친 뒤 내년 10월 시노드에서 다시 최종 보고서를 펴낼 예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가톨릭 내의 동성애에 대한 논의는 계속 폭넓게 이뤄질 전망입니다.

교황은 시노드 최종회의 연설에서 내년에는 교회가 직면한 문제들에 대한 더 확실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으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