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원 대 사기성 어음' 현재현 회장 징역 12년 선고

<앵커>

동양그룹 사태 1년여 만에 현재현 회장에 대해 징역 12년의 중형이 선고됐습니다. 재판부는 유례없는 대규모 기업 범죄여서 엄하게 책임을 물었다고 밝혔는데, 앞으로 피해자들의 민사소송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보도에 양만희 기자입니다.

<기자>

법원은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 사기성 기업어음과 회사채를 발행해서 투자자 4만 명에게 1조 2천억 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2년을 선고했습니다.

징역 12년은 한보그룹 정태수 전 회장의 징역 15년에 이어 재벌 총수에게 선고된 두 번째로 높은 형량입니다.

재판부는 "기업 어음을 발행할 때부터 만기에 상환하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오직 그룹 지배권을 지키기 위해서 계열사 부실을 숨겨 투자자 4만 명을 속였다"며 중형 선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피해자들이 대부분 서민이어서 생계에 막대한 타격을 입었는데도 범행을 부인하고 피해 구제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아 죄질이 나쁘다"고 덧붙였습니다.

피해자들은 손해배상을 위한 민사 소송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됐습니다.

[이대순/변호사 : (법원이) 동양증권의 사기 범죄 행위를 인정하면서 동양증권은 피해자들이 입은 전액 손해에 대해서 사실상 배상 책임이 발생합니다. 민사 책임이 발생한다는 거죠.]

피해자 가운데 2천4백여 명은 동양증권과 현 회장 등을 상대로 지난 6월 집단 손해배상 소송을 신청하고 법원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