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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안전 불감증…되풀이되는 공연장 대형사고

입력 : 2014.10.17 22:26|수정 : 2014.10.18 09:18


"사회자가 위험하다고 내려오라 했다는데…" 27명의 사상자가 발생(오후 9시 현재)한 17일 경기도 성남 판교테크노밸리의 야외공연장 주변 건물 지하주차장 환풍구 붕괴사고는 또 안전 불감증이 빚어낸 전형적인 인재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사고는 야외공연장에서 진행된 걸그룹의 공연을 보기 위해 무대가 잘 내려다 보이는 환풍구 덮개 위로 인파가 몰리면서 빚어졌다.

당시 공연장 안과 주변에는 700여 명이 모여 관람했는데, 환풍구 덮개에만 27명이 올라간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무게를 지탱하지 못한 덮개가 지하 4층 높이(10여m) 아래로 추락하면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한 목격자는 "'사회자가 위험하다고 내려오라 했다'는데 듣지 않았다"며 "(안전과 관련된 문제인데도) 남의 말을 무시하거나 듣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충분하지 않은 안전요원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사고 당시 공연장에는 무대 앞쪽과 관람석 사이에 안전요원 10여 명이 질서 유지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고가 난 환풍구 주변에는 안전요원이 없었으며, 환풍구로 올라가는 관람객을 제지하는 안전요원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무게를 지탱하는 환풍구의 견고성은 앞으로 수사 과정에서 확인돼야 할 사항이지만 환풍구가 도심 곳곳에 산재해 있는데도 사람들의 접근을 차단할 수 있는 장치가 아무 것도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그동안 관람객이 몰리는 대형 공연장에서는 비슷한 사고가 줄을 이었다.

2005년 10월 3일 경북 상주시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상주자전거축제장에서 대형 참사가 일어났다.

당시 모 방송사가 주최한 가요콘서트를 보기 위해 노인과 어린이 등 1만여 명이 운동장으로 몰렸고, 입장객들이 서로 먼저 들어가기 위해 밀고 당기다가 넘어지거나 깔리며 모두 11명이 압사하고 70여 명이 다쳤다.

콘서트장인 시민운동장 출입문은 4개였지만 주최 측은 출연진의 안전만을 고려, 1개만 개방하면서 사고가 일어났다.

사고가 난 출입문에는 당시 경찰이나 행사진행 요원은 단 한 명도 없던 것으로 경찰조사결과 밝혀졌다.

앞서 2001년 1월 5일 남성 댄스 그룹 '클릭B' 사무실 앞에서 10대 여학생 팬들이 행사를 마치고 나오던 멤버들을 뒤쫓아가다가 한 여학생이 30여 명에 깔려 심장마비로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또 1996년 12월 16일 대구시 달서구 두류동 우방타워랜드 대공연장에서 모 방송사의 '별이 빛나는 밤에' 공개방송을 보러온 10대들이 서로 먼저 입장하려고 출입문 쪽으로 한꺼번에 몰려들며 10여 명이 인파에 깔려 여학생 2명이 질식해 숨지고 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1992년 2월 17일 잠실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는 미국 인기 그룹 '뉴키즈 온 더 블록'의 공연 도중 10대 소녀 팬들이 괴성을 지르며 무대 앞으로 몰려들어 한 여고생이 군중에 깔려 숨지고 60여 명이 실신해 병원으로 실려가는 일도 있었다.

1959년 7월 17일에는 부산 공설운동장에서 시민 위안잔치에 참석한 관중 3만여 명이 소나기를 피하려고 좁은 출입구로 몰리면서 67명이 압사 당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압사 참사가 발생했다.

걸그룹 공연장 사고와는 조금 성격이 다르지만 올 2월 17일 경주시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에서 열린 부산외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축하공연 도중 건물이 붕괴돼 10명이 숨지고 128명이 부상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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