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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면 구긴 미국 국무장관…전용기 올해 네 번째 고장

입력 : 2014.10.17 10:51|수정 : 2014.10.17 10:51


미국 국무장관은 세계에서 가장 힘이 세고 바쁜 외교장관이다.

군사력과 경제력이 세계 최강인 미국의 외교 정책을 세계를 상대로 운용하는 막강한 미국 국무장관이지만 툭하면 고장 나 뜨지 못하는 전용기 탓에 체면이 말이 아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 힐을 비롯한 미국 언론에 따르면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1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민항기를 타고 미국 워싱턴DC로 복귀했다.

빈에서 이란과 유럽 각국 외교장관 등을 만나 이란 핵개발 문제를 논의한 케리 장관은 국무장관 전용기가 고장이 나 뜰 수 없게 되자 하는 수 없이 민항기 표를 끊었다.

문제는 국무장관 전용기 고장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보잉757 기종인 미국 국무장관 전용기가 고장 난 것은 올해 벌써 네 번째다.

게다가 최근 석 달 사이 두 번이나 고장이 났다.

지난 1월 스위스에서 열린 시리아 사태 관련 국제회의에 케리 장관을 태우고 갔던 전용기가 고장 났고 3월 런던 방문 때도 전용기 고장으로 출발이 지연됐다.

8월에는 하와이에 갔다가 전기 계통에 이상이 생긴 전용기를 세워놓고 민항기를 이용해 워싱턴DC로 돌아갔다.

이번에는 전용기 연료 탱크가 새는 것으로 드러나 빈 공항에서 수리를 받느라 케리 장관은 민항기를 타야 했다.

촌각을 다투는 일정을 치러내야 하는데다 대통령에 버금가는 보안조치와 경호가 요구되는 미국 국무장관의 민항기 탑승에 대해 국무부는 달갑지 않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중대한 외교 현안을 전용기 안에서 보안 전화로 챙기곤 한다"면서 "민항기를 타면 보안 전화를 쓸 수 없어 그런 중요한 외교 업무를 볼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사키 대변인은 또 "민항기에서는 참모들과 회의도 어렵고 중요한 정보가 담긴 보고를 받을 수 없을뿐더러 기밀문서를 읽을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케리 장관이 민항기를 타고 이동할 때는 전용기와 달리 백악관과 통신도 끊어 진다.

케리 장관은 2013년 2월 취임한 이후 세계 55개국을 방문했으며 출장 누적거리가 무려 91만1천㎞에 이른다.

기내에 머문 시간만도 1천220시간이다.

그러다 보니 전용기 기내에서 처리하는 업무가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 등 서방 국가 제재로 항공기 구매가 어려워 1970년대에 도입한 낡은 비행기를 타는 무함마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케리의 전용기가 고장 났다는 소식에 "고장은 우리 비행기만 나는 게 아니네"라고 조롱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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