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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측근 유력지 인수 추진…"언론통제 강화 수순"

안서현 기자

입력 : 2014.10.17 10:33|수정 : 2014.10.17 10:33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들이 러시아 최대 민영 신문사로 정부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일간지 베도모스티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그제 자국 언론사에 대한 외국인의 지분에 20%의 상한선을 두는 내용의 법안에 서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베도모스티의 공동 창업자로 각각 지분의 33%를 보유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의 소유주들은 오는 2016년 말까지 베도모스티의 주식을 처분하는 등 지분율을 낮춰야 합니다.

3대 주주인 핀란드의 미디어그룹 사노마는 이미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통한 소식통들은 한 중재자가 3명의 대주주로부터 지분을 매입하고 나서 푸틴의 측근 그룹이 이를 다시 사들이는 방식으로 지분매각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최종적으로는 국영 가스업체의 자회사인 가스프롬-미디어나 푸틴의 최측근이자 로시야 은행의 최대 주주인 유리 코발축 회장의 손에 넘어갈 전망입니다.

이와 관련해 베도모스티의 타이아나 리소바 편집국장은 "러시아 정부는 베도모스티의 주주들을 외국 정부로 간주하는데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영국으로 여긴다"고 말했습니다.

리소바 편집국장은 또 "그들은 언제든 간섭을 할 수 있는 러시아인이 베도모스티의 주인이 되기를 바란다"고 비판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00년 처음 대통령에 당선되자 주요 방송사를 정부의 통제권에 편입했습니다.

그는 지난 2011년 말부터 재작년 초까지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발생하자 또다시 언론 단속에 나섰고 올해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을 계기로 더욱 강화했습니다.

베도모스티는 러시아 정부에 비판적인 사설과 오피니언을 수시로 게재하고 있습니다.

또 기업 경영진이나 고위 관리들에게 인기가 있어 포브스 러시아판과 함께 러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민영 언론사의 하나로 꼽힙니다.

이에 대해 드미트리 레스코프 대통령 공보비서는 블룸버그와의 통화에서 "베도모스티의 운명은 시장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며 "우리는 그 신문사가 어떻게 될지, 누가 매입할 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도 푸틴 대통령의 이번 조치로 급속히 위축되고 있는 러시아 독립 언론의 기반이 더욱 약화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가스프롬-미디어의 모기업인 OAO 가스프롬과 코발축 회장의 내셔널 미디어그룹, 뉴스코퍼레이션 등 베드모스티의 주주 회사들은 이번 사안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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