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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회장 인선 '내부 3명 vs 외부 1명' 혈전

입력 : 2014.10.16 21:15|수정 : 2014.10.16 21:15


16일 차기 KB금융 회장 후보가 4명으로 압축되면서 본격적인 결선 레이스에 접어들었다.

이날 선정된 4인 후보는 김기홍 전 국민은행 수석부행장,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 지동현 전 국민카드 부사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등 4명이다.

4인 후보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됐던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 등은 후보에 포함되지 않았다.

◇김기홍 전 부행장…"학계·감독당국 두루거친 금융전문가" 교수 출신으로 국민은행 수석부행장을 지낸 김기홍(57) 전 대표는 2007년 지주사 설립기획단장을 맡아 그룹 경영체제의 기틀을 짰다.

조직 장악력과 친화력을 갖췄다는 평을 듣는다.

국민은행은 물론 학계와 민간 연구소, 금융감독원까지 두루 거친 금융전문가다.

서울 출신으로 경동고, 미국 바랫대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미주리대 대학원과 조지아대 대학원에서 각각 경영학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조세연구원·보험개발원을 거쳐 1999년 이헌재 당시 금융감독위원장에게 발탁돼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로 근무했다.

금감원 부원장보 시절 보험업계 구조조정을 주도했다.

금감원을 떠난 이후 충북대 국제경영학과 교수로 근무하며 2004년 국민은행 사외이사로 활동했고 2005년 국민은행 수석부행장을 맡았다.

선 굵은 업무 스타일로 호평을 얻었다.

팬아시아리컨설팅(PARC) 대표로 제2의 재보험사 설립을 추진했다가 KB 회장 도점과 함께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금감원 재직 경력은 장점으로도 작용할 수 있지만 '관피아' 논란이 이는 시점에서 약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윤종규 전 부사장…KB 내부 두터운 신망 윤종규(59) 전 부사장은 2002년 삼일회계법인 부대표 시절 고 김정태 전 행장이 '삼고초려'로 영입했다.

부행장으로서 재무·전략·영업 등을 두루 경험해 능력을 검증받았으며, KB 내부에서는 뛰어난 전략가로 평가받는다.

김옥찬 전 국민은행 부행장이 사퇴하면서 '내부 후보론'이 다소 힘을 잃었지만, KB 안팎의 신망이 두터워 유력한 내부출신 후보로 거론된다.

후보 중 KB 재직기간이 7년으로 가장 길다.

전남 나주 출신으로 광주상고와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 대학원, 성균관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상고 졸업 후 1973년 외환은행에서 행원 생활을 시작한 그는 주경야독으로 공인회계사(1980년)와 행정고시(1981년·25회)에 연이어 합격했다.

삼일회계법인에서 동아건설 워크아웃 프로젝트를 총괄했으며 2002년 국민은행에 합류해 재무본부장, 개임금융그룹 대표를 역임했다.

2004년 국민은행에서 물러나 김&장 법률사무소에서 상임고문을 맡다가 어윤대 전 KB 회장 시절인 2010년 KB금융 재무담당 최고책임자(CFO·부사장)으로 복귀해 지난해까지 일했다.

국민은행과 국민카드 합병과 관련해 회계처리기준 위반 등의 문제로 2004년 금융당국으로부터 징계를 받고 물러난 전력이 약점으로 지목된다.

◇지동현 전 부사장…"이론·실무 겸비" 지동현 전 부사장은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을 지낸 학자 출신으로 조흥은행 부행장, LG카드 부사장, KB금융 전략담당 부사장을 역임해 이론과 실무를 겸비했다는 평을 받는다.

온화한 성품을 갖춰 KB 직원들의 신망이 두텁다.

전남 여수 출신으로 보성고와 서울대 경영학과, 동 대학원을 거쳐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투자 연구소 책임연구원,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지냈으며 조흥은행 사외이사를 하다 부행장으로 발탁된 당시로서는 이례적인 이력을 갖고 있다.

2003년 옛 LG카드 전략기획부문 부사장를 역임했으며 KB에는 2006년 국민은행연구소장으로 영입됐다.

2008년 황영기 전 KB 회장이 KB금융지주 전략담당 부사장으로 발탁했다가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이 KB회장 직무대행을 맡으면서 KB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2010년 어윤대 회장이 카드사설립기획단 부단장으로 다시 기용했고 이후 국민카드 부사장을 지냈다.

금융연구원 경력 탓에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과 같은 '연피아'(금융연구원 출신)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점이 약점이다.

◇하영구 행장…오랜 경험·글로벌 감각 장점 하영구 씨티은행장은 차기 KB회장 도전을 위해 은행장직 사임 의사를 공식 표명하면서 유력 후보로 부상했다.

은행장으로서만 14년간 재직하면서 쌓은 인맥과 경험, 글로벌 경영 감각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전남 광양 출신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무역학과 미국 노스웨스턴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했다.

1981년 씨티은행 서울지점에서 경력을 시작해 한국자금담당 총괄이사, 한국투자금융그룹 대표, 한국기업금융그룹 부대표, 한국소비자금융그룹 대표 등을 지냈다.

2001년 48세 나이로 한미은행장에 올라 최연소 은행장 기록을 세웠다.

2004년 한국씨티은행장을 맡아 한미은행과 합병한 이후에도 계속 은행장직을 수행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한미 통화스와프 성사에 기여한 공로와 신제윤 금융위원장과의 인연, 한국씨티은행 부행장을 지낸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과의 인연 등도 거론된다.

그러나 하 행장의 이런 인맥이 금융당국 입김설 등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점이 오히려 부담이다.

4인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KB금융 재직 경력이 없다는 점과 한국씨티은행에서의 구조조정 단행 탓에 KB 노조의 강한 반발을 살 수 있다.

◇판세 예측불가…'외부 입김' 변수되나 KB금융 회추위도 세간의 높은 관심을 의식한 듯 그 어느 때보다 인선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애초 유력한 후보로 지목됐던 이동걸 전 부회장이 4인 후보에 탈락하고 유력한 후보에서 벗어나 있던 지동현 전 부사장이 후보에 포함되는 등 인선 과정이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형국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동걸 전 부회장이 2012년 대선 당시 금융인들을 규합해 박근혜 대통령 지지 선언을 끌어낸 점이 되려 '낙하산 인사' 논란을 일으킬 수 있어 인선 과정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컸을 것으로 보고 있다.

TK(대구·경북) 출신인 이 전 부회장이 탈락하면서 호남 출신 후보가 강세를 보인 것도 특징이다.

서울 출신인 김기홍 전 부행장을 제외하면 나머지 3명 후보는 모두 출신지가 전남이다.

하영구 행장을 제외한 3명의 후보는 KB 경력을 거쳤다는 점에서 KB 내부 출신이 선임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이동걸 전 부행장이 물러남으로써 하 행장이 부각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KB금융이라는 거대한 '공룡'을 이끌 수장을 뽑는 만큼 정치권 등 이곳저곳에서 입김을 넣고 있다는 소문도 나돈다.

게다가 금융당국의 의중도 무시하지 못할 외부변수다.

2009년 KB 회장 인선 당시 회추위는 강정원 당시 국민은행장을 최종 회장 후보로 낙점했다.

그러나 정권의 의중과 무관한 인사가 후보로 결정되자 금융당국의 고강도 압박에 강 행장이 끝내 내정자에서 물러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물러난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이 누구를 지지하느냐에 따라 인선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KB 사외이사 9명 가운데 2명은 임 회장 재임 당시 선임된데다, 일부 사외이사는 임 전 회장이 금융당국 제재로 퇴진 압박을 받을 때 임 전 회장을 끝까지 지지하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KB 회장직이 한국 금융시장에서 갖는 위상을 고려해 보면 인선과정을 아무리 투명하게 한다고 하더라도 금융당국과 정치권의 입김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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