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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부당채용' 관장 직위해제에 국립현대미술관 "…"

입력 : 2014.10.16 13:33|수정 : 2014.10.16 13:33


정형민 국립현대미술관장이 지인들을 학예연구사로 부당 채용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돼 16일 직위 해제되자 국립현대미술관은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개관 1주년(11월 13일)을 앞두고 관장이 개인적인 비리로 검찰 수사까지 받게 되자 직원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가운데 말을 극도로 아끼고 있다.

지난 1969년 국립현대미술관이 개관한 이래 관장이 개인 비리로 직위해제되고 검찰 수사까지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감사원은 정 관장이 작년 9월 자신의 제자 등 지인 2명을 학예연구사로 부당 채용한 사실을 적발해 문화체육관광부에 인사 자료로 활용하도록 통보하고 검찰에 직권남용 및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수사를 요청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정 관장은 이들 2명의 서류 전형 채점 결과를 조작하도록 부당하게 지시하고 면접 위원도 아니면서 면접시험에 개입해 이들이 합격하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 미대 동양화과 교수 출신으로 2006년부터 서울대미술관장을 지내다 2012년 1월 국립현대미술관의 수장을 맡은 정 관장은 그동안 "'서울대 라인' 위주로 미술관을 운영한다"는 이유 등으로 수시로 구설에 올랐다.

특히 서울관 개관특별전 '자이트가이스트-시대정신'의 참여 작가 38명 가운데 27명이 서울대 미대 출신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서울대 동문전'이라는 비난이 쏟아졌고, 서울관이 사실상 '서울대 라인'으로 채워졌다는 의혹도 나오며 미술계 안팎에서는 논란의 중심에 있는 정 관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한 미술계 관계자는 "서울관 개관 이전에도 직무 배치 등이 서울대 출신 위주로 이뤄져 내부적으로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정 관장의 임기는 당초 지난 1월까지였으나 "서울관 개관 등으로 업무 연장의 필요성 등이 있다"는 이유로 임기가 내년 1월까지로 1년 연장됐다.

미술관 측은 일단 이후 예정된 전시는 차질없이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미술관의 한 직원은 "정 관장의 개인적인 문제인 만큼 특별히 얘기할 것이 없다"면서 "다들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조용히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서울관은 개관 1주년을 기념하는 별도 행사는 열지 않는 대신 소장품전인 '정원'전을 비롯해 독일 바우하우스의 업적을 조망하는 전시 등은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오는 20일로 예정됐던 개관 1주년 기념전 정원전의 기자간담회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나온 직후 취소한 상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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