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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도심점거 시위 19일째…시위대ㆍ경찰 곳곳서 충돌

안서현 기자

입력 : 2014.10.16 11:59|수정 : 2014.10.16 11:59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의 오는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 안에 반대하는 시위대의 도심 점거 시위가 오늘로 19일째로 접어든 가운데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찰은 오늘 새벽 홍콩섬 애드미럴티 북부 지역의 룽워 로드 근처에서 병을 발로 차 지나가던 차량을 맞힌 남성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이를 저지하는 시위대와 충돌이 벌어져 경찰 3명이 다쳤으며 병을 찬 30대 남성과 경찰을 공격한 20대 남성을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경찰관 7명이 어제 새벽 룽워 로드 근처에서 수갑이 채워진 시위 참가자를 바닥에 꿇어 앉힌 채 집단 구타하는 동영상이 홍콩 TVB 방송에 방영된 뒤 이에 분노한 시위대가 오늘 새벽 곳곳에서 도로 점거를 시도하면서 경찰과 충돌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시민단체와 야당 인사 등 수백 명은 어젯밤부터 홍콩섬 완차이 경찰 청사 앞에서 경찰의 과잉진압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어제 새 회기를 시작한 홍콩 입법회는 홍콩의 자치와 민주주의를 중시하는 범민주파 의원들의 제안에 따라 경찰의 과잉 진압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습니다.

반면, 친중 성향 의원들은 도심 점거 시위와 관련된 조직과 관련 자금 조사를 별도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친중 단체 회원들이 오늘 새벽에도 대표적 반중 매체인 애플데일리를 발행하는 넥스트미디어그룹 본사 앞에서 신문 배달을 지연시키려고 시도하는 등 시위 찬·반 세력 간 갈등도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대학학생회 연합체인 홍콩전상학생연회의 알렉스 차우 비서장이 어젯밤 "정부와의 대화 창구는 항상 열려 있으며 경찰의 시위대 구타 의혹이 대화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는 등 정부와 시위대 간 대화 움직임도 엿보이고 있습니다.

차우 비서장의 발언은 레이먼드 탐 정치제도·본토사무국장이 어제 오후 "학생 시위대 측과 선거안과 관련해 대화하기 위해 중재자를 통해 연락하고 있으며 조만간 대화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한 데 대한 답변으로 보입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현재 대중으로부터 존경받는 저명한 인사 3명 이상이 정부와 학생 시위대 사이에서 중재 노력을 하고 있으며, 도심 점거 시위를 주도하는 시민단체 '센트럴을 점령하라'의 설립자들도 '정부와 학생 간 대화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정부 측에 전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아시아 최고 부자인 리카싱 청쿵그룹 회장이 어제 성명을 통해 "현재의 열정이 미래의 후회가 되지 않도록 모두 가족에게 돌아가라"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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