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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찰-시위대 충돌…시위대 40여 명 체포

안서현 기자

입력 : 2014.10.15 11:08|수정 : 2014.10.15 11:08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가 내놓은 오는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안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의 도심 점거 시위가 18일째 이어지는 상황에서 오늘 새벽 시위대와 경찰이 바리케이드 철거 과정에서 충돌했습니다.

시위대는 어제 경찰이 애드미럴티 남부지역의 8차선 도로인 퀸스웨이에 설치된 바리케이드를 철거하자 애드미럴티 정부청사 북쪽의 터널 도로인 룽워 로드에 바리케이드를 새로 만들었습니다.

그러자 경찰은 오늘 새벽 시위대에 후추 스프레이를 뿌리는 등 진압 작전을 벌여 1시간 만에 바리케이드를 해체하고 이 도로를 다시 통제했습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시위대 45명을 불법건축물 설치 혐의 등으로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의 바리케이드 철거에 시위대가 격렬하게 저항하면서 경찰 4명이 우산 살에 눈 주변이 찔리거나 어깨 등을 다쳤으며, 일부 시위대도 다쳤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또 경찰이 시위에 참가한 공민당 당원을 수갑채운 채 구석에 꿇어 앉혀 집단 구타하는 동영상이 홍콩 TVB 방송에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현장에 있던 온라인 매체 기자 대니얼 청은 "경찰 10명 이상이 나를 붙잡고 때리고 발로 찼다"며 "경찰에게 기자라고 말하려 했지만, 그들은 듣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지난 13일부터 시위대가 도심 곳곳에 설치한 바리케이드 철거 작업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시위대는 도로 점거 시위를 중단하지 않은 채 대치해 곳곳에서 경찰 또는 시위에 반대하는 친중 단체와 충돌하고 있습니다.

오늘 오전 7시 반쯤 집계된 시위대 규모는 애드미럴티 천여 명, 까우룽 반도의 몽콕 50여 명입니다.

경찰은 어제도 코즈웨이베이와 애드미럴티 남부 지역에 설치된 일부 바리케이드를 철거하고 이를 경찰 장벽으로 대체했습니다.

시위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렁춘잉 행정장관에 대한 지지도는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홍콩대가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천12명의 시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렁 장관 지지율은 40.6%로 지난달보다 2.6%포인트 떨어지면서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친중 단체 회원들은 오늘 새벽에도 대표적인 반중 매체인 빈과일보를 발행하는 넥스트미디어 그룹 본사 출입문을 봉쇄한 채 시위를 벌였습니다.

오늘로 18일째로 접어든 홍콩 도심 점거 시위는 전인대가 8월 말 발표한 오는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안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전인대가 행정장관 선거 입후보 자격을 천2백 명 규모의 후보 추천위원 가운데 절반 이상의 지지를 받은 2∼3명으로 한정한다는 안을 내놓자, 홍콩의 범민주 진영을 중심으로 한 시민들은 이를 진정한 보통선거로 볼 수 없다며 시위에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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