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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새터민이라는 이유만으로 면죄부 줄 수 없어"

입력 : 2014.10.14 16:36


제도적 보호가 필요한 취약계층인 '새터민'이라는 사실이 범죄에 대한 양형에 있어 참작 사유는 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2010년 북한을 탈출한 새터민 정모(26)씨는 지난해 1월 5일 오전 0시 45분 혈중 알코올농도 0.101%의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정씨는 이미 수차례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면허도 정지된 상태였습니다.

재판에 회부된 정씨는 벌금 700만원을 선고받자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습니다.

그러던 중 정씨는 지난 6월 8일 오후 3시 20분 청주의 한 주택가 골목길 입구에 차량을 주차해 놓고 자리를 떠 그곳을 지나는 다른 차들이 큰 불편을 겪게 하는 '사고'를 냈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차량을 옮겨 주차하자 정씨는 다짜고짜 경찰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난동을 부렸습니다.

결국 정씨는 모욕죄와 무면허운전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정씨는 항소심에서 자신이 새터민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선처를 호소했습니다.

두 사건을 병합 심리한 청주지법 형사항소2부(이관용 부장판사)는 오늘(14일) 첫 번째 사건에 대해서는 원심을 깨고 벌금 300만원을, 두 번째 사건은 정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새터민이 우리 사회의 취약계층임은 분명하지만 어떠한 기회나 혜택을 줄때 새터민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하지 말아야 하듯 법을 준수하고 질서를 유지하는 데 있어서도 기본적으로 동일한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단지 새터민이라는 이유만으로 유리한 양형 요소로 참작하다든지 면죄부를 주는 것은 법치국가에서 용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재판부는 "탈북한 이래 짧은 기간에 무려 8차례나 형사처벌을 받은 피고인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법규를 준수하려는 의지와 노력이 부족한 것"이라며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첫 번째 사건에 대해서는 "앞서 기소된 사건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일부 감형을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씨는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소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