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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기업, 도심시위에 "대학생 장학금 중단" 압박

안서현 기자

입력 : 2014.10.13 10:39|수정 : 2014.10.13 10:39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의 오는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 안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의 도심 점거 시위가 오늘(13일)로 16일째에 접어든 가운데 홍콩의 한 기업이 홍콩 대학생들에게 제공했던 장학금 지원을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홍콩의 쥔허발전기업은 최근 홍콩대학 등 일부 대학들에 서한을 보내 학생들의 '센트럴 점령' 시위를 저지하지 못한 대학 당국에 실망감을 표시하면서 해당 대학에 제공했던 장학금 지원을 중단한다는 입장을 통보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 인터넷판이 보도했습니다.

이 회사의 부주석은 피터 매시슨 홍콩대 총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대학은 학생들을 합법적인 방식으로 자신들의 신념을 달성하도록 인도해야 하는데도 학생들의 센트럴 점령 시위를 막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 유사한 불법행위로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려는 분위기가 조장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기업은 "급진적인 '센트럴 점령'시위는 민주적 목표 쟁취가 아니라 홍콩의 경제와 민생을 훼손하고 홍콩의 법제시스템에 충격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도 "쥔화 그룹이 홍콩 학생들에게 제공했던 우리 돈으로 약 2억 2천만 원 규모의 장학금과 각종 형식의 지원을 철회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홍콩대학 홈페이지에는 지난 2007년부터 이 기업이 토목 학과와 부동산 건설 학과의 2학년 학생 각 한 명씩에게 약 138만 원의 장학금을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돼 있습니다.

중국 관영 언론들은 홍콩 학생들에 대한 시위 중단 호소가 홍콩 각계로부터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해 시위대를 더욱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인민일보는 홍콩 정부와 경찰, 교통당국은 물론 의료계와 기업 등에서도 학생들의 시위 중단을 강하게 촉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 언론들은 홍콩 시민 11명이 정부기관 웹사이트를 해킹 공격한 혐의로 체포된 사실을 보도하면서 이들이 혐의가 인정될 경우 최고 5년의 금고형과 약 1억 3천만 원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도심점거 시위가 오늘로 16일째에 접어든 홍콩에서는 정부와의 대화가 무산되면서 시위대 규모가 다시 늘어나는 추세 속에 홍콩 정부가 무력 진압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서 긴장이 재차 고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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