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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사가 건설공사 낙찰? 구멍투성이 정부 입찰

이대욱 기자

입력 : 2014.10.13 07:42|수정 : 2014.10.13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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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식조리사 자격증으로 정부의 아파트 창호 공사를 낙찰받은 업체가 있습니다. 자격이 부족한 업체들이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정부 사업을 따내고 있는 겁니다.

이대욱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의정부의 행복주택 건설 현장입니다.

한 창호 업체가 조달청 입찰을 통해 13억 원 규모의 이 아파트 단지 창호 공사를 낙찰받았습니다.

낙찰을 받기 위해선 기술인력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가 중요한 평가 요소입니다.

그런데 낙찰받은 회사의 기술인력 자격증을 살펴봤더니 엉뚱한 점들이 발견됐습니다.

이 업체는 6명의 기술인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는데 2명의 자격증은 창호 공사와 전혀 관련이 없는 대기환경기사, 한식조리기능사였습니다.

[창호 전문 업체 : 한식 조리기능사가 있다 그래요? 창호는 말 그대로 건축이잖아요. (우리는) 건축에 필요한 건축기사나 건축산업기사 관련 직원만 있지, 한식기능사는 생각도 안 해봐서요.]

지난 7, 8월 두 달 동안 조달청 사업을 낙찰받은 회사의 기술인력 자격증을 살펴봤습니다.

60여 건의 사업 가운데 업무 연관성이 없는 자격증을 신고하고 낙찰받은 회사 비율이 15%에 달했습니다.

조달청이 업체를 심사할 때 사업 관련성은 따지지 않고 국가기술자격증의 숫자만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강석훈 의원/국회 기획재정위원회 : 지금까지 기술인력이 부족한 업체들이 얼마나 많이 정부조달에 참여했는지 파악하기조차 힘듭니다.]

부실 업체들의 편법 입찰을 막기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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