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에볼라 사망 환자 화장…유분은 가족 품으로

미국 보건 당국이 8일(현지시간) 사망한 자국 내 첫 에볼라 감염 환자인 토머스 에릭 던컨(42)에 대한 장례 절차에 착수했다.

지역 신문인 댈러스 모닝 뉴스 등 미국 언론은 구체적인 장례 일정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의료 당국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지침에 따라 던컨의 유해를 화장할 예정이라고 9일 전했다.

에볼라 감염자의 사체를 반드시 화장하거나 밀폐된 관에 신속하게 매장하도록 지시한 CDC의 방침을 전해 들은 던컨의 가족은 화장을 택했다.

화장 후 에볼라 바이러스가 제거된 던컨의 유분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다.

가족들은 특별한 보호 장구를 착용하지 않고도 던컨의 유분에 접근할 수 있다.

CDC와 텍사스주 보건 당국은 전날 오후 에볼라 감염 의심 환자로 텍사스건강장로병원에 실려온 텍사스주 댈러스 카운티 소속 부보안관인 마이클 모니그의 상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국은 모니그가 에볼라 초기 증세와 유사한 고열 증상을 보였으나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톰 프리든 CDC 소장은 "모니그의 증상과 에볼라 감염 우려가 큰 이들과의 접촉 이력을 볼 때 전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최대 48시간이 걸리는 모니그의 혈액 검사 결과가 나와야 에볼라 감염 여부를 아는 만큼 속단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모니그는 에볼라 바이러스의 '온상'으로 외부인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 던컨의 아파트를 카운티 공무원들에게 안내하고자 잠시 그의 집에 발을 들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복통과 피로 증세가 심해져 전날 동네 병원을 찾았다가 곧바로 던컨이 격리 치료를 받은 텍사스건강장로병원으로 이송됐다.

아직 에볼라 추가 감염자가 나타나지 않은 상황에서 댈러스 카운티와 댈러스시, 텍사스주 보건국은 주민의 불안감을 없애는 데 전력을 쏟고 있다.

댈러스 교육청은 던컨과 접촉한 학생 5명이 여전히 에볼라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는 내용을 담은 가정통지문을 이들이 다니는 학교의 학부형들에게 보냈다.

앞서 교육청은 학부모들의 감염 걱정을 덜어주고자 특이 증상이 없는 던컨과의 접촉 학생 5명을 학교에 오지 말도록 지시했다.

댈러스 위성 도시로 모니그가 최초로 병원을 찾은 루이빌과 프리스코 지역 학교도 모니그의 상태와 당국의 대처 상황 등을 전자메일로 학부모에게 알렸다.

의료진의 오진에 의한 에볼라 초동 대처 실패로 거센 비판에 직면한 병원과 보건 당국은 던컨이 확진 판정 9일 만에 사망하자 그를 신속하게 치료하지 못한 점을 인정했다.

아울러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던컨의 최초 병원 진료부터 사망까지 모든 기록을 재검토하는 등 대처 기준을 확립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