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월 벨 전 주한미군 사령관 겸 한미연합사 사령관은 7일(현지시간) 미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국 배치를 검토 중인 데 대해 "미국이 한국을 공개적으로 압박하는 것은 잘못이고 무책임하다"고 밝혔습니다.
벨 전 사령관은 워싱턴DC 헤리티지재단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히고 "나는 사드의 한국 배치에 분명히 동의하지만, 미국 정부가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하고 압박하는 방식에는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벨 전 사령관은 "한국의 고위급 안보전문가 대부분은 사드의 배치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있지만, 미국은 이것이 한국 국민에게 복잡한 이슈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며 "나는 한국의 정치환경과 현실을 전적으로 이해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미국은 사드 배치에 대한 공개적 발언을 멈추고 한국에 숨을 쉴 공간을 줘야 한다"며 "한국이 이 문제를 정부 내에서 우선 조용히 논의하고 이를 한국 국민에게 설명하는 시간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그는 특히 "나는 미국이 한국과의 관계에서 유리한 입지에 올라서기 위해 사드를 지렛대를 활용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그러나 한국은 우리의 친구이며, 친구끼리는 먼저 사적으로 얘기하고 나서 일반 대중에게 이해와 지지를 구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그는 이어 중국의 반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국은 사드 배치가 중국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설명해야 한다"며 "중국이 북한에 개입해 북한의 공격용 미사일 능력을 감축하고 핵무기프로그램을 종료시킬 경우에만 더이상 사드가 필요 없게 된다는 점을 중국에 분명하게 주지시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런 맥락에서 사드 배치문제는 한·미동맹의 문제가 아니라 북한과 중국간의 문제"라며 "왜 중국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멈추도록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는가"라고 반문했습니다.
그는 2015년 말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재연기 문제와 관련해 "2006∼2008년 한국에서 사령관으로 재임할 때에는 전작권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했으나 북한의 3차 핵실험 등 한반도 주변정세가 달라지면서 이를 연기해야 한다고 입장을 바꿨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한국이 독자적 미사일 방어체계를 갖추고 미국과의 상호운용성을 높이는 2020년쯤 전환 여부를 검토한다는 것은 현시점에서 양국이 합의를 볼 수 있는 적절한 타협점"이라며 "전작권 전환의 필요조건은 북한의 비핵화이며 비핵화가 종료될 때까지 전작권 전환을 미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