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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카탈루냐 주민 5천명, 독립투표 요구 시위

김영아 기자

입력 : 2014.10.01 10:45|수정 : 2014.10.01 10:59


스페인 헌법재판소가 카탈루냐주의 분리독립을 묻는 주민투표를 보류시키자 카탈루냐 주민 수천명이 분리 독립 투표 실시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습니다.

현지시간 어제 카탈루냐주의 주도 바르셀로나의 산 하우메 광장에 시위대 약 5천 명이 집결했습니다.

이들은 카탈루냐 깃발을 들고 "우리는 투표할 것이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고 AFP통신과 BBC방송 등 외신들이 전했습니다.

스페인 언론들은 바르셀로나 외에 카탈루냐의 다른 도시들에서도 주민투표 실시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스페인 헌법재판소는 중앙정부가 카탈루냐주의 분리독립을 묻는 주민투표 법률에 대해 청구한 위헌법률심판을 접수했습니다.

이로써 주민투표는 자동적으로 보류되고 앞으로 헌법재판소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카탈루냐 독립 추진 단체인 카탈루냐국민의회의 카르메 포르카델 대표는 헌법재판소의 이런 결정에 항의해 카탈루냐 주민들이 대규모 시위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빗속에서 열린 시위를 주도한 포르카델 대표는 기자들에게 비나 눈은 물론 어떤 법정도 우리를 막을 수 없다면서 다음달 9일 투표를 실시할 것고 승리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카탈루냐 주정부는 주민투표 보류 결정에 대한 번복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카탈루냐 의회의 누리아 데 기스페르트 의장도 헌법재판소에 주민투표 보류 결정을 즉각 해제할 것을 요구하겠다고 말했습나다.

스페인 동북부에 있는 카탈루냐주는 스페인 전체 인구 4천700만 명의 약 16%인 760만 명이 거주하는 지역입니다.

스페인에서 산업이 발달해 가장 부유한 지역으로 꼽힙니다.

그러나 문화, 언어, 역사가 스페인과 다르다는 자긍심이 높아 줄곧 스페인으로부터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특히 스페인이 경제위기를 맞은 이후 독립 지지 여론이 증가해왔습니다.

이에 따라 아르투르 마스 카탈루냐주 주지사는 다음달 9일 분리독립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시행한다는 법률안에 서명했고 스페인 중앙정부는 즉각 반발했습니다.

마스 주지사는 주민투표 시행 법률안에 서명한 다음날인 지난달 28일 카탈루냐 TV 인터뷰를 통해 미래는 쟁취하는 것이지 선물이 아니라면서 주민투표 감행 의지를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그제 TV로 중계된 대국민 연설을 통해 마스 주지사의 주민투표 강행 의지에 대해 카탈루냐를 분열시키고 유럽과 스페인으로부터 카탈루냐를 소외시킬 것이라며 "깊은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라호이 총리는 이 연설에서 지방의 지위를 결정하는 권한은 1978년 제정된 헌법에 따라 스페인 전 국민에 속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라호이 총리는 어제 상원에 출석해 카탈루냐의 분리독립 요구에 대한 대응으로 야당인 사회당이 제기한 헌법개정 논의를 수용할 용의는 있지만 헌법개정 문제가 급선무는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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