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이 근로자 감시 장비 설치를 금지한 노사협약을 깨고 사무실 내에 CCTV를 설치했다면 근로자가 이를 훼손했더라도 징계할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는 대전의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 이 모 씨 등 4명이 부당한 징계를 취소해달라며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습니다.
어린이집 측은 2012년 5월 원아체벌 사건이 발생해 학부모 등으로부터 CCTV 설치 요청을 받자 그해 9월 노조에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노조는 인권침해가 우려된다며 CCTV 설치에 반대했고 어린이집 측은 합의 없이 설치를 강행해 화장실 입구나 교사의 개인사무공간까지 21대의 CCTV를 설치했습니다.
그러자 이씨 등은 CCTV를 비닐봉지로 감싸서 촬영되지 않도록 하고, 비닐봉지 제거 지시도 거부했다가 감봉 3개월의 징계조치를 받자 소송을 냈습니다.
재판부는 어린이집이 CCTV를 설치한 것은 원고들이 보육실 내에서 원아들을 체벌하는 지 감시·감독해 이런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감시목적이 포함돼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설치 장소도 화장실 입구나 개인사무공간까지 포함돼 있다면서 이는 노사협약에 어긋나는 것으로 즉시 철거 대상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예외적으로 CCTV 설치가 허용되는 경우라고 보더라도 노조와 합의했어야 한다며 이씨 등이 이에 항의하기 위해 CCTV를 가리는 행동을 했다고 해서 정당한 사유 없이 상사의 직무상 지시에 불복종한 것으로 평가할 수 없으므로 징계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