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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열정에게 기회를’.., 부족한 인프라 탓에 꿈을 포기해야 했던 야구선수들에게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주기 위해 바로 이런 모토와 함께 고양 원더스가 지난 2011년 9월 15일 창단을 선언했습니다.
괴짜 허민 구단주와 야신 김성근 감독의 만남, 3년 만에 22명의 선수를 프로 선수로 배출, 마치 영화 같은 스토리를 써 내려가던 고양 원더스였는데요. 어제 그 도전을 멈추고 말았죠. 구단 해체 결정에 가장 안타까워 하실 분, 바로 김성근 감독이 아닐까 싶습니다. 김성근 감독님과 전화로 연결해서 직접 말씀 들어보겠습니다. 감독님 나와 계시지요.
▶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
예, 안녕하세요. 김성근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자, 평소 감독님께서는, 야구 감독은 강한 아버지이어야 한다, 라는 지론을 갖고 계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구단 해체를 선수들에게 알리는 자리에서 눈물을 보이셨던데요. 어떤 심정이셨어요?
▶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
음, 미안한 마음이 앞장섰지 않나, 싶어요, 마지막까지 끌어가지 못해서. 부모 입장에서 얘네들의 갈 길을 만들어주어야 하는데 못해주고 떠난다는 게 마음이 아팠네요.

▷ 한수진/사회자:
‘이별의 순간이 너무 빨리 왔다, 예상보다 빨랐다’ 하는 말씀도 하셨어요. 그런데 그 동안 참 많은 팀 맡으셨지만 인터뷰 기사들을 보면, 감독님이 고양 원더스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던데요. 이유가 있을까요?
▶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
여기 선수들은 모든 희망이 없는 상황에서 모임을 가졌고, 새로운 도전이라는 과정 속에서 모인 아이들이 아닌가 싶어요. 그 도전이란 것도 벼랑 끝에 섰을 때의 도전이 그 자체가 굉장히 아름다웠지 않나 싶은데. 자기 한계라고 하는 속에, 한국의 프로야구 선수들 보다는 더 절실했지 않나 싶어요.
▷ 한수진/사회자:
벼랑 끝에 서서 아름다운 도전을 하는 선수들이었다. 그래서 그 꿈을 향한 마음이 절실했다고 하는 말씀이시군요. 그런데요, 정확한 해체 결정의 이유가 뭔가요?
▶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
뭐, 구단에서 보도자료 돌렸다시피 뭐, 구단하고 KBO간 의견차이가 많이 있었지 않나 싶어요. 그런 이야기를 들었어요.
▷ 한수진/사회자:
그건 2군 편입 문제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
기타 등등 깊은 사정은 제가 모르겠는데, 그런 이야기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감독님은 언제 언질을 받으셨어요?
▶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
저는 열흘 되었나요.
▷ 한수진/사회자:
아 열흘 전쯤에. 추석도 맘 편히 못 지내셨을 것 같은데요?
▶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
그렇죠, 편한 추석은 아니었죠.
▷ 한수진/사회자:
참 생각이 많으셨을 것 같아요. 그런데 감독님 성격에 구단 쪽에 강력하게 재고를 부탁하셨을 것 같은데요.
▶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
지금 내가 구단주한테 강력하게 할 타이밍은 아닌 것 같더라고요. 내가 구단주 돼도 구단주 결심이라고 하는 게 올바른 해체가 아니냐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나는 지난 8월 27일 날에 구단주한테, ‘나는 프로 안 간다. 고양에 남겠다’ 하는 선언을 했어요.
▷ 한수진/사회자:
그런 말씀을 하셨던 이유는요?
▶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
구단을 살려야죠. 선수도 봐야 되겠고 앞으로 또 들어오는 선수에 대한 길도 열어주어야 되겠고, 지금 있는 아이들도 키워주어야 되겠고 그런 마음이었죠.
▷ 한수진/사회자: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결정은 큰 변화가 없었던 거군요.
▶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
많은 고민을 하신 것 같아요, 오너가.
▷ 한수진/사회자:
허민 구단주의 고민이 컸던 것 같다, 하는 말씀이시고요. 그 마음도 이해가 간다고 하시는 말씀이네요.
▶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
뭐 그거는 충분히 이해가 가요.
▷ 한수진/사회자:
사실 그동안 원더스 선수들이 22명이나 프로 구단에 부름을 받았잖아요. 다들 ‘대단한 성과다’라고 말을 하는데. 감독님도 그렇게 생각 하시죠?
▶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
고양 원더스가 2012년, 13, 14, 3년째인데 성과는 이제부터 나오지 않나 싶어요.
▷ 한수진/사회자:
아, 성과는 지금부터였다.
▶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
왜냐하면 처음에 1년째는 프로에 보내는 게 목적이었는데, 2014년 올해부터는 1군에서 뛸 선수를 어떻게 하든 배출시켜야 한다, 새로운 단계에 들어와 있었거든요. 그런 점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있지 않나 싶어요.
▷ 한수진/사회자:
아, 그렇군요.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작인데 그런 점에서 많이 아쉽다, 하는 말씀이시군요.
▶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
네,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직접 구단이나 다른 감독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서 추천해 주실 생각도 있으시다면서요?
▶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
음, 3년 동안 그거는 많이 했어요.
▷ 한수진/사회자:
그 동안도 전화 많이 하셨군요.
▶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
아는 원래 사람한테 부탁하는 사람 아닌데, 자식일로는 아버지가 고개 숙이면 되니까. 뭐 그런 일들은 별 것 아닌 일이에요, 애들이 가서 잘 하면 되는 거니까.
▷ 한수진/사회자:
아유, 그 말씀이 참 마음에 와 닿는데요. 감독으로서는 고개를 숙이지 않지만, 아버지로서는, 아버지 같은 사람으로서는 자식을 위해서는 당연히 고개를 숙일 수 있다 하는 말씀이시군요.
▶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
당연하죠, 우리의 만남이란 그런 건데.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선수들도 그렇게 감독님을 의지하고 따랐던 것 같습니다. 감독님, 한국 야구 발전을 위해서 고양 원더스 같은 독립구단, 꼭 필요하고 또 다시 생겨나야겠죠?
▶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
아마 제 생각에는 필요성은 있어도 영원히 안 될 겁니다, 아마.
▷ 한수진/사회자:
필요하지만 어렵다.
▶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
좋은 기회를 놓친 게 아닌가 싶어요. 사람이 있을 때 그 고마움이라고 하는 자체, 야구계 전부가 철저히 뒤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어요. 이거는 어느 사회나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어요.
이 순간이라고 하는 것은 소위 말해서 고정관념과 선입견 속에 사니까 여기에 대한 고마움을 모르니까.
지금 이 야구계는 700명 가까이 실업자가 나와 있어요, 지금. 이 실업자의 1/10은 우리가 혹사하고 있었는데 이것 자체를 내보냈으니까, 야구 선수들, 앞으로 갈 곳이 어딘가 하는 걱정이 되고 가슴이 아파요.
▷ 한수진/사회자:
그만큼 진입장벽이 높고 여러 가지로 참 어려운 여건이었는데, 어떻게 보면 전향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이 있었어야 한다, 하는 그런 아쉬움이시군요.
▶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
그렇죠, 아쉽죠.
▷ 한수진/사회자:
사실 이런 무모하지만 참 가치 있는 도전이 이런 꿈들이 꼭 이루어져야지 우리 사회가 더 살만한 사회가 될 텐데 말이죠. 그런 점에서는 참 야구팬들을 떠나서도 많이들 아쉬워하시는 것 같아요.
▶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
그렇죠. 우리도 순수한 야구라고 하는 팀 조직인데, 우리나라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고마운 게 아닌가 싶어요.
▷ 한수진/사회자:
고마움이요, 어떤 뜻일까요?
▶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
고마움이라고 하면 지금 현재 그 속에서 자기 스스로가 잘 하고 있으면 그 위치에 있다는 것 자체가 고마운 건데, 자기 위치에 대해 소위 말해서 느낌이 둔한 사람이 우리나라 사람이 아닌가 싶어요.
전부 다 욕심 속에서, 자기라고 하는 속에서 사니까 조직의 고마움도, 기회의 고마움도 모르지 않나, 싶어요.
▷ 한수진/사회자:
아, 그런 말씀이시군요. 감독님, 3년간 도전이 이렇게 멈추게 되었는데요. 선수들에게, 그리고 고양 원더스를 응원했던 팬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감독님.
▶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
3년 전에 시작할 때는 누구나가, ‘이 팀가지고 하겠냐.’ 이런 걱정도 해주셨고 우려도 해주셨는데, 다행히도 3년 동안 팬들이 많은 응원도 해주고 격려도 해주시는 바람에 어느 정도 고양 원더스라고 하는 존재 가치는 만들 수 있었지 않나 싶어요.
선수들도 아침부터 밤까지 희망 속에서 혹독한 연습을 했는데 버텨줘서 고맙고, 인간이라고 하는 것은 자기 스스로 버리지 않으면 모든 길이 할 수 있다는 이런 희망을 줬다는 자체가 기쁘죠. 또 그것은 여러분들이 성원해주시고 관심 가져준 덕분이 아닌가 싶어요. 그 동안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감독님, 감독님 거취에 대해서도 다들 많이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뉴스에 나온 것은, ‘백지상태다’ 이런 말씀이었는데. 그렇게 알고 있으면 맞나요?
▶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
제가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지난 8월 27일 오너한테 분명히 저는 프로 안 간다고 했어요, 그 순간에. 고양 원더스하고 같이 하겠다고.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지금 상황이 달라졌잖아요.
▶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
전혀 상황이 달라졌는데, 뭐 오늘부터 다시 백지죠. 어떤 상태가 될지.
▷ 한수진/사회자:
아직까지 제안을 받으신 것은 없습니까, 구체적인?
▶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
없어요.
▷ 한수진/사회자:
전혀 없습니까?
▶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
안오지 않을까 싶어요.
▷ 한수진/사회자:
제안을 받으시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
이 나이에, 여러 분들이 찾아주시면 고맙죠.
그런데 이제는 그 때 봐서, 잘 판단해야 될 것 아닌가 싶어요.
▷ 한수진/사회자:
예, 그러네요. 많은 야구팬들이 감독님을 야구장에서 보고 싶어 할 것 같습니다. 감독님 정말 팀은 해체했지만요, 우리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또 선수들이 3년 동안 흘렸을 땀과 꿈만큼은 영원히 기억될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국내 최초의 독립구단이죠, 고양 원더스의 초대 감독이자 마지막 감독이 되셨네요. 김성근 감독과 말씀 나눴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