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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훈 정치 관여 '유죄', 대선 개입은 '무죄'

채희선 기자

입력 : 2014.09.11 15:25|수정 : 2014.09.11 16:39


201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정원 직원들에게 선거 개입을 지시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해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이 선고됐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는 국정원 심리전단의 인터넷 댓글과 트위터 활동은 정치에 관여한 행위로 국정원법 위반에 해당하지만, 선거법 위반으로는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국정원법 위반에 대해선, "특정 여론 조성을 목적으로 국민들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에 직접 개입한 것은 어떤 명분을 들더라도 허용될 수 없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든 것으로 죄책이 무겁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국정원의 수장으로서 정치 관여 활동을 방지해야 할 위치에서 국책 사업 홍보를 지시하고 국정 운영에 반대하는 정당은 비방하도록 지시한 것은 책무를 저버린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국정원 직원들이 원 전 원장의 지시에 따라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지지하거나 비방했어도 대선에 영향을 끼칠 의도가 있었다고는 볼 수 없다고 재판부는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선거법 위반은 특정 후보자의 당선이나 낙선을 위한 행위라는 점이 입증돼야 하는데 원 전 원장의 지시가 담긴 문건에는 이와 관련한 직접적인 발언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대선에 가까울수록 트위터 활동이 감소하는 것도 일반적인 선거운동의 방식과 다르다"고 덧붙였습니다.

재판부는 "원 전 원장이 적극적으로 범행을 인식하고 지시하지는 않았고, 기존의 업무 관행을 탈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답습한 부분도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집행유예를 선고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함께 기소된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과 민병주 전 심리전 단장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오늘 판결에 대해 검찰은 "판결문을 검토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원 전 원장은 취임 후 사이버 심리전단을 통해 정치 활동에 관여하고 국정원장 직위를 이용해 대선에 개입한 혐의로 지난해 기소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