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생활·문화

[김지혜의 논픽션] '두근두근 내 인생', 가족극의 진화…웃고 있어도 흐르는 눈몰

김지혜 기자

입력 : 2014.09.10 16:18


추석 연휴 마지막 날, 전국 수백만 사람들이 돌아서는 아쉬움, 보내는 섭섭함으로 가족과 이별을 준비한다. 고향을 떠나 삶의 터전으로 돌아오는 길엔 누가 말하지 않아도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되새기기 마련이다. 이 아련한 마음을 안고 극장을 찾는다면 '두근두근 내 인생'(감독 이재용)이 따뜻한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두근두근 내 인생'은 열일곱의 나이에 자식을 낳은 어린 부모와 열일곱을 앞두고 여든 살의 신체 나이가 된 세상에서 가장 늙은 아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김애란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추석 연휴 맞춤 영화로 손색이 없는 웰메이드 가족 드라마다. 세상에서 가장 늙은 아들아름이(조성목 분)와 가장 어린 부모 대수(강동원 분)와 미라(송혜교 분)로 구성된 한 가족이 뜻하지 않게 찾아온 삶과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렸다. 이를 통해 우리 가족을 또한 우리네 인생을 돌이켜보는 성찰의 시간을 선사한다. 

부모과 자식이라는 불가항력 한 힘으로 맺어진 인연은 핏줄과 사랑이라는 강력한 끈으로 한평생을 이어간다. 그 때문에 내 아이가 온전치 않아도, 우리 부모가 가난하거나 철이 없다 해도 가족의 연은 쉬이 끊어지지 않는다.
이미지영화는 나이에 비해 일찍 철이든 아들과 철은 안들었지만 아이에게 그 누구보다 애틋한 사랑을 쏟는 부모를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논리나 이성으로 설명되지 않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영화는 설득력있게 전해 관객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두근두근 내 인생'은 아름다워서 더 슬픈 동화같은 영화다. 열일곱의 나이에 여든의 신체를 가지게 된 아름이의 비극은 부모에게는 슬픔이고 절망일 테지만, 티 없이 여리고 순한 철수와 미라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아이를 사랑으로 보살피는 데만 시간을 쏟는다. 비극의 중심에 있는 아름은 제 죽음을 담담히 받아들이며 부모와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한다.

작가를 꿈꾸는 아름이는 아빠와 엄마의 첫만남 그리고 자신의 탄생 과정을 상세히 기록한다. 아이의 해맑은 동심과 순수한 상상력 아래 탄생한 이야기는 한편의 설화처럼 신비롭게 다가오기도 한다.      

영화는 소재만으로 예측할 수 있는 신파의 늪에 빠지지 않으며 관객의 웃고 울린다. 영화가 선사하는 풍부한 감성의 중심엔 우리 모두의 뿌리이자 줄기인 부모와 아이에 대한 사랑이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더욱 의미있다. 
이미지'두근두근 내 인생'의 연출은 맡은 이재용 감독은 "아름이네 가족을 통해 우리 부모를 생각하게 되고, 우리 아이를 생각하게 되고 나아가 인생이라는 것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영화 속 장 씨 할아버지(백일섭 분)가 "소주가 쓰다고 안 마시느냐. 마찬가지로 우리 인생도 쓰다고 안 사느냐?"고 말한 것처럼 겉으로는 모든 사람이 행복해 보여도 그 삶 속에도 슬픔은 있기 마련이다. 그런 인생의 희로애락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삶과 죽음, 젊음과 늙음이라는 극단적 대비는 '두근두근 내 인생'을 특별하게 하지만, 그보다 더한 마술은 인연의 힘이다. 우연인 것처럼 다가왔지만, 결국엔 필연처럼 느껴지는 부부와 부모 자식간의 연이란 이리도 아름다운 것이다.

'두근두근 내 인생'을 보고 나면 핸드폰을 열어 다이얼을 돌리고 싶어진다. 수화기 너머로 가족의 목소리를 확인하며 멀뚱히 "그냥…. 한 번 걸어봤어"라고 머쓱하게 말하겠지만, 마음 한켠이 따뜻해짐을 누구나 느낄 것이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