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에서 수도 이전 논의가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지난달 말 열린 한 행사 연설에서 수도를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는 문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북서쪽으로 1천150㎞ 떨어진 내륙 지역의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 시를 후보지로 거론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측근인 훌리안 도밍게스 연방 하원의원도 올해 초 수도를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로 옮기는 문제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도밍게스 의원은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를 '미래의 도시'로 부르며 수도를 이곳으로 옮기면 지역균형 발전과 국민통합을 도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외적으로는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의 중심지이자 대서양과 태평양 연안을 잇는 전략적 요충지라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2010년 인구조사를 기준으로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 주의 인구는 87만4천명, 주도(州都)인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 시의 인구는 26만7천명이다.
최근 자료에서는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 시의 인구가 36만명으로 나와 있다.
수도 이전이 거론되는 것은 부에노스아이레스가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이유에서다.
2010년 인구 조사에서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의 인구는 289만명으로 조사됐다.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생활권으로 하는 주변 도시의 주민들까지 합치면 인구는 1천280만명으로 파악된다.
아르헨티나 전체 인구의 30%를 넘는 수준이다.
인접국 브라질의 최대도시 상파울루는 주변 도시까지 합쳐 인구가 2천만명이다.
브라질 전체 인구의 10% 정도다.
여론의 반응은 비교적 긍정적인 편이다.
6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컨설팅 회사 에키스(Equis)가 1천132명으로 대상으로 시행한 조사에서 47%가 수도 이전에 찬성했다.
27%는 반대한다고 했고 14%는 '관심 없다', 12%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아르헨티나에서 수도 이전 주장은 30년 전에도 나왔다.
인접국 브라질의 브라질리아 행정수도 건설에 영향을 받은 것이었다.
군사독재정권(1976∼1983년)이 끝나고 집권한 라울 알폰신 당시 대통령(1983∼1989년 집권)은 수도를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대서양을 접한 남부 비에드마 시로 옮기자고 제의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남편이자 지금은 고인이 된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2003∼2007년 집권)도 이 제의를 지지했으나 별다른 진전은 없었다.
한편 수도 이전 주장에 대해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2011년 대선에 출마했던 사회주의자 에르메스 비네르는 "수도를 굳이 다른 곳으로 옮길 이유가 없다"며 "그럴 바에야 차라리 전국 모든 주에 수도를 설치하는 게 낫다"고 비꼬았다.
단순히 수도를 옮긴다고 해서 지역균형 발전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겠느냐는 비판론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