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사회

양창수 대법관, "헌재와 갈등 해결해야" 퇴임사

권지윤 기자

입력 : 2014.09.05 14:26


양창수 대법관이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갈등을 시급히 해결해야 된다는 말을 남기고 퇴임했습니다.

양 대법관은 오늘(5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대법원이 제도적 차원에서 시급히 해결해야 될 문제로 두 가지가 있다"고 입을 열었습니다.

양 대법관이 밝힌 시급한 문제는 헌재와의 갈등관계, 그리고 상고사건 부담의 경감이었습니다.

양 대법관은 "헌재는 헌법불합치결정 등을 통해 법률 해석에 대한 영향을 넓히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헌법재판소법의 의미도 결국 대법원 해석에 달려 있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헌재가 위헌과 합헌 결정 외에 근거 규정을 두고 논란을 빚고 있는 헌법불합치, 한정 위헌 등 변칙적 결정으로 영역을 확대하면서 대법원의 권한을 침해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겁니다.

또 헌재는 헌법소원 심판 대상에서 법원의 판결을 배제하는 법률에 대해서 한정 위헌을 결정을 내린 바 있는데, 이 결정대로라면 대법원의 판결도 재차 헌재에서 다시 판단이 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대법원과 헌재, 두 사법기관은 미묘한 갈등관계를 가지고 있었고, 최근엔 헌재의 한정위헌 결정을 법원이 따르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을 대법원이 재차 확정하면서, 갈등의 골은 깊어졌습니다.

양 대법관은 "두 사법기관이 적대적 관계에 있는 거처럼 비치는 건 양자 모두에게 이롭지 않고, 두 기관의 관계는 단순히 호양적 관행으로 해결할 수 있는 단계를 벗어났다"고 덧붙였습니다.

기관끼리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두 기관의 영역을 명확히 구분 짓고, 갈등 요인을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양 대법관은 또 상고사건과 관련해 "사건처리 부담이 이미 한계를 넘어섰고, 현실적인 대응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상고사건이 늘어나 대법원의 부담이 커지면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겁니다.

최근 법원행정처가 추진하고 있는 상고법원 도입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양 대법관은 "두 문제에 대해선 국민이 관심을 기울이고, 국회와 정치권이 더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상고법원 제도는 헌법상 보장된 재판권을 침해한다는 비판과 함께 대법원이 이미 심리불속행 기각 제도로 상고사건을 사실상 제대로 심리도 하지 않은 채 기각하고 있으면서 법원의 기득권만 챙기려 한다는 지적이 큽니다.

지난 2008년 대법관으로 임명된 양 대법관은 판사로 재직하다 모교인 서울대 법대에서 교수로 활동했습니다.

또, 사법부 내에서 성적 우수자들로 구성돼 '사법부의 하나회'라는 비판을 받았던 민사판례연구회 회장을 역임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