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생활·문화

백제 전통 '윷' 명맥 잇는 20대 목공예가

입력 : 2014.09.05 09:03


충남 공주시 사곡면 운암리 작은 목조 건물 주인은 올해 27살인 김기정씨다.

지난 2012년 문을 연 이곳 공방에서 김씨가 만드는 것은 다름 아닌 전통 윷이다.

요즘은 많이 바뀌었지만 몇 년 전만 해도 명절 때 친척들이 모이면 어느 집에서나 윷놀이를 하던 것이 주요 풍경이었다.

현재 윷 공장은 대부분 중국에 있고 우리나라에는 대구·경북 지역 등 일부에 공장이 남아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김씨는 여기서 손수 나무를 조각해 윷과 부채·노리개 등 전통 목공예 작품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손으로 직접 작업하다보니 작품 하나를 만드는 데 길면 꼬박 하루가 걸리기도 한다.

단단한 대추나무를 이용해 윷가락은 백제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유물 중 허리띠장식 문양을 대추나무에 조각했고, 말에는 무령왕릉 유물 중 석수와 봉황을 새겨넣었다.

전통 놀이품 중에 윷을 만드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는 점이 오히려 매력적이었다고 김씨는 윷을 만들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윷 만드는 분들이 대부분 나이가 많으신 편인데 젊은 내가 윷을 만든다면 굉장히 희소성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는 것이다.

대학에서 의료경영학을 전공하던 김씨에게 사실 목공예는 다소 낯선 것이었다.

23살이던 때 부모님 일을 도와주기 위해서 조경수 사업을 하다가 회사 위치를 옮기게 됐고, 이웃에 충남 무형문화제 제42호 목소장 이상근 장인이 있었던 것.

이상근 장인과 왕래하며 지내면서 일을 하나씩 도와주기 시작한 것이 연이 돼 나무 고르는 법부터 시작해 나무 다루는 일을 2년 넘게 배웠다.

'밥은 벌어먹고 살 수 있겠느냐'는 부모의 만류에도 "아직 젊으니까 한 번 해보고 안 되면 다른 걸 해도 늦지 않는다"며 설득, 자신만의 공방을 열었다.

정말 우연한 기회에 시작하게 됐지만 딱딱한 나무가 작품이 되어 나가는 것이 재미있어 직업으로 삼게됐다고 했다.

작품 구상을 할 때는 박물관을 주로 찾아 어떻게 하면 전통 문양을 작품에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고 했다.

지난 2011년에는 충남문화산업진흥원이 주최한 '백제 우수디자인 공모전'에서 1등 상을 타는 등 각종 공모전에서 실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하지만 김씨는 "전통 작품을 만든다는 자체로 자부심을 느끼기엔 아직 실력이 너무 부족하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아직 시작한 지 3년밖에 안 됐다"며 "공예를 더 공부해 전통과 현대적인 것이 결합한 전통 윷·노리개 등의 대중화를 시도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또 "미국이랑 유럽에는 나무로 가구는 만들어도 소품으로 만들어 쓸 생각은 잘 하지 않는데 작품을 수출해 외국에 한국 전통의 멋을 자랑하고픈 욕심이 있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