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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정상회의 서방대응 분수령…미, 대 러시아 견제망 구축

입력 : 2014.09.03 03:25

오바마 '조약 5조' 강조하며 나토에 집단안보기능 강화 촉구


4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영국 웨일스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는 미국 대외정책의 향방과 성패를 가늠할 중요한 시금석이다.

이슬람 무장단체가 발호한 이라크·시리아와 러시아가 침공한 우크라이나 등 '두개의 전선'에서 승리하려면 전통적 우군인 유럽의 지원과 협력이 절실한 탓이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분열되고 경제적 침체기를 겪는 유럽 동맹국들을 미국의 주도하는 국제연대의 틀로 끌어들이는 게 절대 간단치 않아 보인다.

◇ 오바마, 나토조약 5조 강조…對러시아 봉쇄전선 구축 이번 정상회의는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하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처음 열리는 서방 전체의 다자 안보회의다.

그런 만큼 러시아 푸틴 정권의 패권확장에 제동을 거는 게 최대 어젠다가 될 수밖에 없다.

특히 러시아와 접경한 폴란드와 발트 3국 등 동유럽 지역에 어떤 형태로 대(對) 러시아 봉쇄전선을 구축하느냐가 논의의 초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유럽 순방을 계기로 동유럽 국가들을 적극적으로 껴안는 자세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동맹국에 대한 위협을 나토 전체의 위협으로 간주하고 공동으로 대응한다는 내용의 나토 안보조약 5조를 강조하며 동맹국들에 대한 안보공약을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찰스 쿱찬 국장은 미국 언론에 "이번 정상회의 메시지는 '우리는 당신 곁에 서있다. 러시아는 동유럽에 얼씬거리지 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3일 발트 3국의 중심도시인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을 방문하는 것은 그 자체로 나토 동맹국들과 러시아에 대한 상징적 메시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이 안보조약 5조를 강조하는 것은 나토의 정체성을 러시아의 패권확장을 견제하는 명실상부한 집단안보기구로 규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 외교소식통은 "주적의 개념이 공산주의를 전파하는 소련에서 유럽의 영토적 통합성을 해치는 러시아로 바뀐 것"이라며 "안보조약 5조는 바로 나토의 정체성에 해당하는 것으로, 미국의 메시지는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나토는 '선봉'(spearhead)이라는 이름으로 4천명의 병력이 참여하는 신속대응군을 창설하는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대 러시아 견제 차원에서 옛 소련 연방에 속했던 조지아의 나토 가입을 적극적으로 지지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나토 회원국 28개국 정상들은 2008년 조지아의 나토 회원국 가입 신청을 지지하기로 합의한 바 있으나 일부 국가들이 러시아와의 분쟁 확대를 우려하고 있어 논의가 분분한 상태이다.

◇ 미국 IS 대처 '국제연합군' 주도…유럽 동참 미지수 이번 정상회의의 또다른 관전포인트는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발호한 '이슬람 국가'(IS) 세력을 공격하는 데서 얼마나 견고한 국제연대의 틀을 만드느냐이다.

미국은 현재 이라크 공습에 이어 시리아의 IS 본거지를 공습한다는 구상을 공개하고 동맹국 규합에 나섰으나 유럽 각국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따라서 오바마 대통령은 IS 공격에 대한 종합적인 전략을 제시하고 각국 정상을 직접 만나 국제적 연합에 동참하도록 촉구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의를 주최한 영국을 제외하고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의 맹주에 해당하는 국가들은 미국이 주도하는 군사행동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선을 긋고 있다.

특히 미국 스스로도 내부의 부정적 여론에 휩싸여 있어 얼마나 강도 높고 설득력 있는 외교적 노력이 전개될지 미지수이다.

하지만, 유럽국가들도 IS를 지역의 안정을 위협하는 '공공의 적'으로 규정하고 있어 미국과 일정한 수준의 군사협력 방안을 모색할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 '아프간 전선' 사후 관리 주목…이라크 재판 우려도 이번 정상회의는 올해 말로 예정된 아프가니스탄 철군 이전에 마지막으로 열리는 회의다.

2001년부터 현지에 투입된 미군과 나토 휘하의 국제안보지원군(ISAF)은 올해 말 전투임무를 종료하고 완전히 철군할 예정이다.

문제는 그 이후의 아프가니스탄 전선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이다.

예정대로 라면 아프간 군·경이 중심이 된 아프간치안군(ANSF)에 치안 통제권이 넘어가게 되지만 병력 유지 가능성이 불투명한데다 불안정한 지역 정세로 인해 우려가 높은 실정이다.

특히 이라크가 미군 철군 이후 다시 내전의 수렁에 빠져들면서 아프가니스탄 사후관리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현재 ANSF의 병력은 35만명 수준에 달하고 있으나 2017년 22만 8천명 수준으로 축소될 예정이다.

미군은 올해말 철군 이후 일정기간 9천8090명을 남겨 치안 교육과 훈련을 시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나토는 3천∼4천명 정도의 병력을 남겨둘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마저도 주요국들의 참여율이 저조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미국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유럽 국가들에게 더 많은 재정지원과 치안병력 투입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기대만큼의 결과가 나올지는 두고 볼 일이다.

이밖에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그리스가 강력히 반대하는 마케도니아의 나토 가입문제도 논의될 가능성이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