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폭력과 빈곤으로 얼룩진 동네, 미국 시카고 남부지역 주민들이 모처럼 밝은 웃음을 지었다.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부터 24일까지 펜실베이니아주 윌리엄스포트에서 열린 제68회 '리틀리그 월드시리즈'에 출전, 결승까지 오른 시카고 '재키 로빈슨 웨스트'팀 선수들이 창단 이래 첫 '미국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쥐고 25일 '금의환향'했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5시 재키 로빈슨 웨스트 팀 선수단을 태운 비행기가 시카고 남부 미드웨이공항에 도착하자 소방차가 비행기 위로 아치 모양의 물을 뿜고 경찰과 소방관들이 항공기에서부터 터미널까지 한줄로 도열해 서서 선수단을 맞았다.
공항 청사에는 취재진이 몰렸고 야구팬들은 환호성을 내지르며 박수갈채를 보냈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재키 로빈슨 웨스트 팀이 비록 월드시리즈 챔피언십 결승에서 한국에 패했지만 아무도 개의치 않았다"고 강조했다.
경찰 호위를 받으며 공항을 나선 선수단은 셔틀버스를 타고 시카고 남서부의 홈구장인 '재키 로빈슨 파크'로 향했다.
이곳에도 지역 주민 수백명이 내야에 자리 잡고 서서 선수단을 환영했다. 이들은 선수단에게 악수를 청하거나 사인을 부탁하기도 했다.
유격수 에드 하워드는 "비행기에서 내리기 전까지는 우리 팀이 시카고에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지를 몰랐다"며 "주민들에게 긍정적 힘을 줄 수 있는 것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재키 로빈슨 웨스트 팀은 13명의 선수는 물론 코칭 스태프까지 전원 흑인으로 구성돼있다.
이들의 가족들은 LA다저스 외야수인 칼 크로포드의 지원으로 월드시리즈가 열리는 윌리엄스포트까지 갈 수 있었다.
한국 선수들이 월드시리즈 챔피언십 우승컵을 차지한 후 가장 먹고 싶은 음식으로 '라면'을 꼽은 것처럼 25일 만에 집에 돌아온 하워드는 "엄마가 만든 닭고기 요리와 마카로니에 치즈 소스를 곁들인 파스타를 먹고 싶다"고 말했다.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은 27일 시카고 도심에서 선수단 환영과 축하를 겸한 카퍼레이드 행사를 열기로 했다.
축하 행사는 오전 9시 재키 로빈슨 파크에서 시작되며 10시부터 시카고 도심 명소 밀레니엄파크로 향하는 카퍼레이드를 벌인다. 이어 11시부터는 밀레니엄파크에서 미 프로야구 시카고 화이트삭스 홈구장인 US 셀룰라 필드까지 퍼레이드가 계속될 예정이다.
밤에는 미시간호변의 관광명소 네이비피어에서 불꽃놀이도 펼쳐진다.
시카고 트리뷴은 재키 로빈슨 웨스트 팀의 이번 선전이 시카고 남부 지역사회를 단결시키고 유소년 야구리그를 더욱 활성화하는 촉매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시카고=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