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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소원/사회자:
지난 봄 5월에 저희 <SBS전망대>가 지난해 7월에 자살로 사망한 공군 고 김지훈 일병 이야기를 아버님과 인터뷰를 통해서 전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사망 전에 있었던 부관의 가혹행위와 부대 책임자의 부실한 관리는 여전히 외면된 채 군 당국이, ‘정신적인 문제로 인한 단순자살이다.’, 이렇게 결론 내렸던 사건이었죠. 아버님의 눈물겨운 노력이 결실을 맺은 덕분일까요, 며칠 전에, 그러니까 8월 14일에 고 김지훈 일병이 재심결과 순직 처리가 되었다는 뉴스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모든 진실이 밝혀지고 책임자는 처벌을 받았을까? 글쎄요, 엊그제 방송된 SBS TV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니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고 김지훈 일병 아버님과 다시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버님 나와 계시죠?
▶ 김경준 씨 / 고 김지훈 일병 아버님:
네.
▷ 김소원/사회자:
저희 제작진도 5월에 있었던 인터뷰 이후에 계속해서 이 사건 지켜보고 있었는데요. 김지훈 일병이 순직처리 되었다는 뉴스 보고 그래도 아버님 슬픔이 조금 덜지 않았을까, 이렇게 짐작을 했었는데 심정은 어떠셨습니까?
▶ 김경준 씨 / 고 김지훈 일병 아버님:
먼저 이렇게 관심 가져주셔서 고맙고요. 저는 저 개인으로 봐서는 다행스럽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오랫동안 순직을 갈망해오는 여러 유가족들이 계십니다. 오히려 이런 분들께 미한하고요. 저 같은 처지에 놓인 많은 분들이 저와 같은 소식을 빨리 들을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 김소원/사회자: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8월 14일 순직처리 나온 뉴스를 살펴보면요. 대부분 기사들이 ‘순직 처리 되었다.’, 반응도, ‘잘 해결되었다.’, 이 정도만 나왔더라고요. 그런데 책임자 처벌이나 사건 실체에 대한 규명, 이런 이야기가 거의 없더라고요, 하나씩 여쭈어볼게요. 처음 심사에서, ‘정신적인 문제로 인한 자살, 일반 사망으로 처리한다.’, 이렇게 결론을 냈는데 재심에서는 이게 결과가 바뀐 거잖아요. 달라진 이유를 공군 쪽에서 정확히 밝힌 겁니까?
▶ 김경준 씨 / 고 김지훈 일병 아버님:
제가, 순직 결과와 관련해서 어떤 설명도 듣지 못했고요. 그 내용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은 8월 14일 날 순직 통보한 다음날 신문기사를 통해서 저도 알게 되었습니다. 내용을 이렇게 보니까 1차 때나 이번에나 달라진 게 전혀 없습니다. 결국 무슨 말이냐면 여전히 가혹행위를 한 사람은 없다는 이야기죠. 그리고 1차 때 같은 경우는 차이점을 굳이 찾는다면 1차 때는 모든 원인을 제 아들의 입대 전 정신병에 두고 있었지만 이번에는 어떤 차이가 있느냐면, 죽은 아이 입장에 서서 보니까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죽을 수도 있겠다, 이런 정도의 내용으로 간단히 바꾼 그런 정도 수준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 내용을 보면서 느꼈던 것은, 이 사람들은 죽은 제 아들을 또 죽이고 있어요, 이런 식으로 해서. 결국은 살아있는 부관 한 중위하고 허 단장을 살리기 위한 어떤 속 보이는 결론이라고 저는 생각이 듭니다.
▷ 김소원/사회자:
이게 순직으로 결과가 바뀌었으면 그 앞에 뭔가 밝혀진 것도 있어야 논리상 맞는 이야긴데 말이죠. 그러면 사망원인과 원인 제공자에 대한 책임에 대해서는 명시가 전혀 없었던 겁니까?
▶ 김경준 씨 / 고 김지훈 일병 아버님:
네, 전혀 없습니다, 없고. 이 순직을 결정하는 것에는 국방부에 어떤 관련된 규정이 있습니다. 그 내용을 보면 가혹행위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순직이 결정되는데 이번에도 역시 가혹행위가 없죠. 그래서 제가 이런 걸 보면 공군에서 이번에 순직 결정을 내린 게 너무 서두르고 있지 않은가, 그 이유는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사실 지금까지 이렇게 열심히 노력하고 한 것은 한 중위 가혹행위하고 허 단장 직무유기를 어떻게든 찾아서 그런 내용을 진정서에 담고 또 매주 제가 공군 본부에 관련된 서류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걸 좀 참조해서 제대로 수사를 하고 제대로 해달라고 이렇게 부탁을 했는데 이번에 나타난 신문에 발표된 내용을 보면 그런 내용이 전혀 없는 것을 알 수가 있겠습니다. 그래서 아직 조사 중이라고 그 사람들이 하니까 기다려보고 있습니다.
▷ 김소원/사회자:
말씀 들어보면 청취자여러분들도 느끼시겠지만 참 납득하기가 어려운데요. 아버님 말씀 중에 원인 제공자 두 분이 나왔습니다, 한 중위, 그리고 허 단장 이야기가 나왔는데 고소장 제출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그 징계를 받았다거나 처리를 받았다거나 그런 이야기는 들으신 적 없나요?
▶ 김경준 씨 / 고 김지훈 일병 아버님:
전혀 이런 이야기도 역시 들은 바가 없고요, 이 부분은 제가 좀 말씀드릴 내용이 있는데요. 제가 6월 2일 날 공군본부에서 온 검사하고 현장인 조사를 했습니다. 그 때 제가 한 중위하고 허 단장의 처벌을 원한다고 하니 그 때 검사께서 하시는 말씀이, ‘고소장을 제출해라, 처벌을 원한다면 고소장을 제출해야 된다.’, 라고 해서 제가 6월 9일 날 고소장을 제출을 했죠.
그 다음에는 지금까지 어떻게 진행이 되었는지 아직 연락이 없다가 지난 8월 14일 날 기자회견에서 말씀하는 걸 들어보니까 한 중위는 형사 입건을 하고 허 단장은 피진정인 조사를 받고 있다고 하는데요. 저는 분명히 이 사람들을 처벌 요구하는 고소장을 제출했거든요. 그러면 당연히 이 두 사람에 대해서는 형사 입건해야 되는 겁니다. 그래서 어떤 근거로서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는지 아주 궁금합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도.
▷ 김소원/사회자:
두 사람은 사건 이후에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어떻게 되었나요?
▶ 김경준 씨 / 고 김지훈 일병 아버님:
그 때 제가 작년 7월 달부터 올 1월 말까지 순직이라는 미끼로 제가 입을 꾹 다물고 있는 사이에 한 중위는 35전대라고 하는 그런 특수한 곳으로 옮겨갔고요. 허 단장은 공군 본부로 옮겨갑니다. 제가 알기에는 그 35전대라고 하는 곳이 대통령비행기를 관리하는 곳인데 그곳에 아무나 갈 수 없습니다.
▷ 김소원/사회자:
그럼 이게 징계가 아니라, 네, 말씀해주시죠.
▶ 김경준 씨 / 고 김지훈 일병 아버님:
여기 들어가려고 하면 기무사에서 신원 조회를 하고 또 공사출신 정도 되는 사람들이 주로 가는데 한 중위 같은 경우는 미국에서 대학을 나온 학사장교 출신이에요, 이것도 굉장히 특별한 케이스이고요. 그 다음에 우리 허 단장 이 분도 공군 본부로 가가지고 올 4월 달에 진급을 하죠. 진급을 하는데 그 위치가 감찰실장 일을 맡고 있습니다. 감찰실이 뭐하는 곳이냐면 진정서를 받아서 처리하는 곳이죠. 이 경우 정말 답답합니다, 저는.
▷ 김소원/사회자:
조금 자리가 이상한데, 오히려 좋은 자리로 옮기거나 승진했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알겠습니다. 다른 이야기도 짚어볼게요. 주말에 TV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우리 고 김지훈 일병 이야기가 나왔는데 좀 충격적이었던 게 군 수사 당국이 재심과정에서 김지훈 일병의 초, 중, 고 생활기록부, 그리고 대학교 성적표까지 가져와서 조사를 했다면서요, 왜 그랬을까요?
▶ 김경준 씨 / 고 김지훈 일병 아버님:
이것도 사실은 6월 초에 국방부조사관을 제가 만났는데 그 때 이분께서 말씀하시기를 우리 아들의 성장 과정 전체를 알고 싶고, 또 정신과 진료를 받은 적이 있는지도 조사를 해야 되기 때문에 그럴 때는 먼저 사전에 동의서를 받고 자기가 진행하겠다고 말을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말하기를, ‘이미 1차 수사에서 건강보험공단에다가 알려가지고 얘 지훈이가 과거 정신과 진료를 받은 흔적이 있는지, 이런 것들을 다 알아보고, 이미 다 파악이 되었는데 뭐가 더 필요하냐.’, 그랬더니, 지금 거기에 대해서는 이 분도 잘 모르고 있더라고요, 조사를 제대로 못 한 것이죠.
그러고 난 뒤에 이렇게 약간 당황해하다가 갑자기 어느 날 6월 말에 고등학교에 계시는 선생님께서 저한테 공문을 하나 보여주시면서 말씀이, ‘국방부에서 이렇게 생활기록부를 보겠다고 공문이 왔다.’, 이런 이야기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너무 놀라가지고 전화를 한번 했죠. ‘왜 이런 식으로 개인의 문제에 아직도 초점을 맞추고 있느냐. 당신들이 해야 될 것은 가혹행위를 누가 어떤 식으로 했는가를 정확히 밝히는 게 문제인데 여전히 이런 식으로 하는 건 문제가 있다.
그리고 더더군다나 죽은 사람, 아무리 죽은 사람이지만 그 보호자와 유가족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것 아니냐, 이런 부분에 대해서 당신들이 잘못한 것 아니냐.’, 라고 하니, ‘자기들도 이 과정을 거쳐서 의학적 소견이라는 것을 받기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겁니다.’, 라고 이렇게 나름 설명을 했습니다.
▷ 김소원/사회자:
재심과정에서조차 개인적인 문제로 끌고 가려는 그 의도가 다분하다, 그렇게 보시는 거고 만약 생활기록부 같은 거나 이런 거에 개인, 부정적인 사실이 하나만 있어도 그걸 빌미를 삼으려는 그런 의도가 보인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 김경준 씨 / 고 김지훈 일병 아버님:
네, 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 당시에. 그런데 이제는 이미 재심의가 결정이 났기 때문에 국방부조사본부하고는 저희하고 무관한 상태가 되었죠.
▷ 김소원/사회자:
항간에는 ‘이게 원래는 그냥 일반 사망으로 결론 내리려다가 요즘에 윤 일병 사망사건 나고 총기난사 사건 나고 여론이 안 좋아지니까 순직처리로 대충 마무리 지으려는 것 아닌가.’, 이런 이야기도 들리더라고요.
책임자 처벌까지는 피하고 순직처리로 대충 마무리하려는 그런 이야기가 좀 들리던데,
어떤 분들은, ‘순직 처리 받는 것만도 어디냐, 큰 성과다. 그만하면 되지 않느냐.’, 이런 이야기도 하십니다. 아버님이 이렇게 끝까지 힘겹게 싸우시는 이유가 뭘까요, 마지막으로 여쭙겠습니다.
▶ 김경준 씨 / 고 김지훈 일병 아버님:
제가 사실 이렇게 열심히 하는 것은 어떤 제가 순직을 받은 것이 시위로 얻은 것도 아니고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 다음에 또 어떤 분들은 저한테, ‘이제 순직 했으면 됐지, 뭐 가해자 처벌까지 바라냐,’, 이런 분들도 있어요.
하지만 제가 가해자를 처벌 해 달라, 말라 할 필요가 저는 없다고 봅니다. 제가 처벌해달라고 해서 처벌해주고 제가 처벌해주지 말라고 해서 처벌 안 하면 이게 무슨 법이 필요하겠습니까. 제가 지난번에 공군 본부의 법무실장하고 한 번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요. 그 때 그 분이 저한테 분명히 그렇게 이야기 하셨어요.
법과 규정에 근거해서 투명하고 엄정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 말을 믿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렇게까지 노력하는 것들, 이런다고 해서 죽은 제 아들이 돌아오지 않습니다. 제가 사실 이렇게 애쓰고 하는 것은 저하고 유사한 일을 겪고 있는 분들이 주변에 많습니다. 그 분들한테 저의 행동이, 이러한 결과가 조금이라도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고요. 또 그 분들이 이야기를 하실 때, ‘저 집 아들은 이렇게 해주는데 왜 우리 집 애들은 이렇게 안 해주는 거야.’ 라고 말씀할 수 있도록 그런 근거를 제공하고 싶어서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 김소원/사회자:
다시 한 번 법과 규정에 따른 투명한 처리 저희도 촉구를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고 김지훈 일병의 아버님과 이야기 나눴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