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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방언의 음악과 제주의 자연이 빚어낸 판타지

입력 : 2014.08.24 10:22

'양방언의 제주 판타지' 공연…안숙선·한충은·국카스텐 참여


23일 한라산 자락에 있는 제주시 조천읍 제주돌문화공원에 석양이 질 무렵.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인 크로스오버 뮤지션 양방언(54)이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 풍광이 펼쳐지는 영상을 배경으로 연주를 시작했다. 여기에 오케스트라 연주와 합창이 웅장한 울림을 더하자 한 폭의 수려한 그림이 됐다.

제주돌문화공원에서 열린 '2014 양방언의 제주 판타지'에서다.

지난해 '제주 판타지'는 양방언의 단독 공연으로 진행됐지만 올해는 양방언이 총감독을 맡아 록, 국악 등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이 참여하는 페스티벌 형식으로 확대됐다.

양방언은 이날 "제주라는 곳을 널리 알리는 데 도움이 되고 싶고, 제주에서 음악 하는 즐거움을 다른 뮤지션들에게도 주고 싶어 페스티벌에 한걸음 다가섰다. 매년 이 자리에서 '제주 판타지'가 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재일 교포지만 아버지의 고향이 제주인 양방언은 1998년 처음 제주를 방문했다. 이때의 감동을 '프린스 오브 제주'란 곡으로 선보인 뒤 이곳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표현하며 끈끈한 인연을 이어왔다.

과거 인터뷰에서 "내게 제주는 낙원이자 성지"라고 말한 그는 이날도 제주를 오롯이 담아낸 무대로 도민과 관광객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제주도립교향악단, 제주도립합창단, 제주 납읍초등학교 합창단 등 제주 도민들과 함께 무대를 꾸며 의미를 더했다.

'해녀 환상곡' 무대에선 흑백의 해녀 영상을 배경으로 양방언의 피아노 연주에 맞춰 명창 안숙선과 합창단이 열창해 뭉클함을 선사했다.

또 가사를 처음으로 붙였다는 '프린스 오브 제주'에서는 초등학교 합창단이 예쁜 목소리로 '어서옵소~'라고 노래해 귀를 사로잡았다.

특히 양방언은 이날 제주돌문화공원의 자연을 십분 활용한 무대로 눈길을 끌었다.

그는 메인 무대에서 옮겨 연못의 수면 위에 떠있는 '하늘 연못' 무대에서 아코디언을 연주해 우아한 정취를 만들어냈다. 이어 대표곡 '아리랑 판타지'와 앙코르곡 '프런티어' 연주가 끝나자 관객들은 기립해 환호했다.

이날 그는 크로스오버 뮤지션답게 안숙선, 대금연주자 한충은, 타악그룹 라퍼커션을 비롯해 오케스트라와 합창단까지 한데 조화시켜 하나의 무대로 완성하는 힘을 보여줬다. 또 일본에서 온 밴드 세션 중에는 카시오페아 멤버였던 유명 베이시스트 사쿠라이 데쓰오가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날 객석에 자리한 원희룡 제주지사는 "너무 좋은 밤이다"며 "아름답고 깨끗한 제주의 자연을 문화와 예술로 파도처럼 감싸서 제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감동과 치유를 받고 돌아가는 섬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양방언의 공연에 앞서 이날 오후 3시부터는 다양한 뮤지션들이 '제주를 노래하다, 제주에 빠지다, 제주를 만나다'란 주제로 릴레이 무대를 펼쳤다.

"제주도와 한라봉을 사랑한다"는 록밴드 국카스텐은 '파우스트', '거울', '한잔의 추억' 등 대표곡을 선사해 젊은 관객의 큰 호응을 얻었다. 보컬 하현우의 샤우팅 창법이 울려 퍼지자 일부 젊은 층은 록 페스티벌에 온 관객처럼 호응했다.

제주 출신 스카밴드 '사우스 카니발'도 제주 사투리가 담긴 노래 '혼저옵서예', '어멍', '와라지마랑' 등을 연주해 흥을 돋웠다.

또 안숙선이 하늘연못 무대에서 사물놀이팀과 공연을 펼쳤고 한충은은 숲속의 작은 무대에서 대금과 소금을 연주했다.

제주 조천읍 와산리에 사는 강지영(가명·66) 씨는 잔디밭에서 덩실덩실 춤을 추며 "양방언 씨와 연주자들이 혼연일체가 돼 연주하고 다양한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게 보기 좋았다"며 "앞으로도 깊이 있는 음악과 제주인 특유의 절제된 검소함이 있는 축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주시 아라동에서 온 유대은(34) 씨도 "제주에는 음악 축제가 별로 없는데 양방언 씨의 무대가 인상 깊었다"고 박수를 보냈다.

이날 '제주 판타지'는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가 주최하고 제주MBC가 주관했다.

(제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