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님이 집전하는 미사에 초청된 것은 가톨릭 신자로서 이루 말할 수 없는 영광입니다."
여든이 넘은 치과의사는 15일 "나 같은 나약한 죄인이 교황을 뵙는다니 더없는 영광"이라며 거듭 감격스러워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치과를 운영하는 치과의사 강대건(82)씨.
그는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18일 명동성당에서 집전하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 초청됐다.
강씨는 지난 30여년간 국내의 한센병 환자를 대상으로 인술(仁術)을 펼친 공로를 인정받아 작년 교황이 수여하는 '교회와 교황을 위한 십자가 훈장'을 받았다.
1888년 제정된 훈장은 각국의 주교와 교황 대사가 추천한 평신도나 성직자에게 주어지며, 강씨는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훈장을 받은 유일한 한국인 평신도다.
그러나 작년 수여식에서는 염수정 당시 서울대교구장이 훈장을 전달했기에 강씨가 교황을 직접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1979년부터 주말마다 전국을 누비며 한센병 환자에게 무료 진료를 베풀어 '한센인의 슈바이처'로 불린다.
3년 전 건강 문제로 진료 봉사는 접었지만, 가톨릭 관련 서적으로 가득한 병원 책장은 여느 병원과는 다른 경건한 분위기를 풍겼다.
직접 만난 적은 없어도 가톨릭의 수장으로서, 혹은 시대의 '슈퍼스타'로서 그가 바라보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습은 어떨까.
"프란치스코 교황은 예수를 닮은 분입니다. 과거에는 로마 안에 갇힌 교황이 많았다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람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격려하고 용기를 줍니다." 가장 낮은 곳에서 고통받는 이들에게 손을 내미는 교황의 모습이 사랑을 강조한 예수와 맞닿아 있다는 게 강씨의 생각이다.
강씨는 "교황이 한국을 찾은 것은 우리 국민의 자랑"이라며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우리가 안팎으로 겪는 어려움이 많은데 마지막 분단국가인 한국에서 고통받는 형제들을 어루만지고 격려하는 메시지를 전해줬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그는 한평생 진료 봉사에 헌신하면서 언론 노출을 꺼렸다.
인터뷰 때도 "봉사에 필요한 것은 자랑하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라며 한없이 자신을 낮췄다.
"봉사는 절대자(하느님)께 자신을 바치는 마음으로 하지 않으면 할 수 없어요. 평생 헌신하고 말없이 사라지는 수녀처럼 되고 싶습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