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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표창원 "군 가혹행위, 육해공 막론하고 심각"

입력 : 2014.08.11 09:40|수정 : 2014.08.11 09:58

* 대담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표창원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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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윤 일병 사건의 파문이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국방부에서는 윤 일병 사건 군사 재판의 재판장을 중장 급으로 격상 시키고 전 군의 훈련 일정 취소시킨 뒤에 긴급 인권 교육도 실시했습니다. 여러 가지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요. 그런데 지금 아들 입대시킨 부모님들, 줄을 이어서 군부대를 찾고 있습니다. 긴급 면회 신청도 하고요. 여러 가지로 정말 걱정이 많습니다. 오늘 표창원의 사건과 사람들에서 이 문제 좀 짚어보겠습니다. 소장님, 어서 오십시오.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표창원 소장님도 아드님 있으시죠?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지금 초등학교 6학년인데요. 한 10년 내외가 되면 군에 입대할 나이가 되고요. 그래서 이런 사건들이 남의 일 같지는 않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좀 멀긴 했지만. 아마 아들 둔 부모님들 다들 같은 심정이실 것 같은데요. 그런데 어떻습니까, 사실 윤 일병 사건이 크게 드러나서 그렇지, 이런 군대 내 의문사나 가혹행위 사건, 정말 끊임없이 발생했죠?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알려진 사건만 해도요, 최근에 공군 비행장 내에서 장교의 괴롭힘 때문에 결국 자살한 사건, 지금도 계속 투쟁중이시고요, 아버님께서. 해군에서도 가혹행위 사건이 크게 물의를 빚었죠.

▷ 한수진/사회자:

공군, 해군 다 있네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거기다가 경찰 내에 있는 군인, 의경 내무반에서도 집단 가혹행위 문제가 불거졌었고요. 그리고 다른 형태로 불거졌지만, 군 내에서 따돌림, 기수 열외 이런 것들을 당하다가 동료 병사들을 상대로 총기를 집단 난사했던 사건, 이런 것들이 계속 발생을 하고 있어서요. 지금 육해공 또는 경찰을 막론하고 우리 군부대, 그 안에서 계속 가혹행위·폭력·인권침해, 아주 심각한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사실 군대 내의 폭력 문제가 말이죠, 특정인이 대상이 아니죠. 모든 남성에게 국방의 의무를 부여하고 있잖아요. 전 국민의 문제라고 볼 수 있는데. 정말 왜 이런 문제가 빈발할까요, 소장님 어떻게 보세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간단한 문제는 아닌 것 같고요. 일단 제도에도 문제가 있고, 문화에도 문제가 있고, 사람에도 문제가 있고, 이 모두가 한꺼번에 작용하고 있는 상태다, 그렇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한꺼번에 작용하고 있다. 좀 하나하나씩 설명을 해주시면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일단 기본적으로 우리가 인간을 이해해야 할 텐데요. 인간은 진화심리학에 따르면 본능적으로 욕구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 지배욕·통제욕·공격욕 등, 과거 원시시대에 살던 그런 동물적 습성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가정에서, 학교에서 사회화 과정을 거치면서 다스리는 방법을 배우고,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해소하는 방법들을 배워나가거든요. 그런 과정에서 이런 욕구들이 억눌려있다고 볼 수 있는데. 군대 내에서 예를 들어서 완장효과라고 하잖아요. ‘고참이다 또는 장교다, 지휘관이다’라는 권한을 부여해주고 마음껏 이러한 욕구를 발산할 수 있는 환경, 그리고 아무도 이것을 들여다 볼 수 없는 폐쇄적 환경, 이렇게 만들어주면 자칫 잘못하면 이게 욕구들이 튀어나올 수 있다, 그렇게 볼 수 있는 거죠. 여기다가 이제 군 생활이 지루하고 힘들고 스트레스가 많이 부과되다보니까, 결국 군의 어떤 제도와 문화로 이러한 욕구들이 발산되지 않도록 잘 통제하지 않으면 어디서든 터질 수 있는 문제다, 그렇게 봐야 된다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제도화·권력화 된 폭력이 발생하지 않는 문화와 제도를 만들어야 하는데 우리 군대가 그렇지 못했다, 이런 말씀이신가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그렇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아마 영화로도 개봉되었고 다들 아시겠지만, 1971년에 미국 스탠포드 대학에서 감옥실험이라는 것을 합니다. 필립 짐바르도(Philip Zimbardo)라는 아주 유명한 심리학자가 했는데요. 아무런 문제 없는 성인 남성 24명을 선발해서 12명은 죄수 역할, 12명은 간수 역할을 맡게 되는데, 2주 동안 진행될 이 실험이 5일 만에 중단되거든요. 간수 역할을 맡은 사람들이 너무 잔인한 폭력화가 되고, 죄수들이 조금만 규율을 어기면 마구 폭력을 휘두르는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인데요. 이러한 실험 결과가 큰 충격을 전체 세계에 주었죠.

▷ 한수진/사회자:

일단 간수 완장을 차게 되니까, 그냥 아주 가혹한 간수로 돌변했다는 거군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예, 죄수 중에는 거의 사망 직전에 이르는 부상을 입은 사람들도 있었고요.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실험을 계속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 문제가 결국 군 환경 같은 곳에서 그대로 재현될 수 있는 문제라는 것이 인식되었기 때문에, 각국에서 이제 군 문화에 대한, 또 제도에 대한 개혁이 일어났죠. 문제는 우리나라는 그 당시, 그리고 이후에도 이전에 일제에 강압적인 권위적인 군 문화가 그대로 남아있었는데, 군사 독제 시대를 거치면서 계속 유지가 되어왔고요. 그러다가 이제 최근에 많은 개혁, 개선들을 해왔지만, 여전히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 그런 제도적, 문화적 개선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렇게 볼 수 있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사실 지금 군대 내 모든 부대나 내무반에서 일상적으로 폭력이 자행되는 것은 분명히 아니겠죠.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분명히 아닙니다. 그래서 사람의 문제, 사람의 힘도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인데요. 아무리 군대라는 특수한 환경에 있더라도, 예를 들어 지휘관의 철학, 그리고 어떤 관심, 그리고 구성원들의 인격적 문제, 이런 것들이 잘 구성되면 오히려 사회에서 문제가 있던 사람들이 군에 와서 문제가 해결되기도 하고요. 화합, 전우회, 그리고 이후에 사회생활에서도 서로 우정이 연결되는 그런 사례도 대단히 많죠.

하지만 만약에 사회에서 문제가 있었던 사람, 특히 인격적으로 공격욕·폭력욕들이 많이 억제되어 있던 사람, 이런 사람들이 군대 내에서 그 기강의 명분으로 자신의 권한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지휘관 역시 이런 것들을 군율, 기강확립의 차원에서 조장 내지 방임하는 경우에 이런 문제가 폭발적으로 나타나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렇겠네요. 그런데 개인의 문제라는 건 말이죠, 소장님. 관련해서도 여러 가지 대책들이 있는 것 같던데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병사관리 제도들이 있죠. 그리고 관심병사라는 말씀 요새 많이 나와서 다들 알고 계실 테고요. 입대부터 사실은 심리검사를 하거든요. 그래서 과연 군 생활 적격자인지를 가리기도 하고요. 그 다음에 배치된 이후, 그리고 면담도 계속 실시를 하고요, 그리고 주기적으로 심리검사를 다시 실시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검사들을 통해서 문제 성향이 발견된다고 하더라도, 이번 윤 일병 사건의 주범이라 할 수 있는 이 병장도 폭력적 성향이 있다는 것이 이미 밝혀졌었거든요. 그런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거나 못하고 있는 겁니다.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인적 자원의 부족이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지난번 임 병장 사건 때, 총기 난사 사건이요. 그때도 이미 관심병사였지만 대체할 인력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등급을 임의적으로 지휘관이 낮춰버리고 계속 배치한 상태였고요. 그런데 여기서 또 하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것이, ‘과연 우리가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왜 군 인적 자원이 부족한가?’

▷ 한수진/사회자:

전방 배치 인력이 왜 이렇게 부족한가.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보면 늘 지적되지만 군 장성자녀, 정치인들 자녀, 재벌들 자녀, 고위 공직자들 자녀, 이런 분들 중에 상당수는 군대를 아예 가지 않거나, 간다하더라도 이렇게 사고가 나는 전방부대 또는 함정근무, 또는 열악한 환경에 있는 부대 근무, 이런 것들에서 보면 이런 높은 분들의 자녀는 없다는 말이죠. 100%가 힘없는 서민, 또는 보통 사람들의 자녀들만 있다. 그러다보니까 인적자원 부족이라는 이야기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힘든 부대에 배치할 그런 자원들이 부족하니까 문제가 있더라도 계속 배치한다, 이렇게 되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아니냐, 하는 그런 말씀이시고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그리고 또 비교적으로 보면, 예를 들어 잘 아시지만 영국 왕실에서는 왕자들 중 한 명은, 반드시 영국의 군대가 배치된 곳 중에 가장 힘든 곳, 전투가 벌어지거나 열악한 곳 이곳에 배치되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제 우리는 전혀 반대현상이라서. 사회적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실현이 되면, 귀한 집 자녀들이 군대 가 있으니까 그 군대 문화와 환경에 문제가 있다면 당연히 알려지고 개선이 될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그 사회들의, 미국도 마찬가지로 군에 갈 의무가 없는데도 정치인들은 반드시 자신들의 자녀를 군대에 보내고 있거든요. 그러다보니까 군 문화 제도 개선이 이루어져왔다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사실 전방에 이런 문제 부대 같은 경우에는 그야말로 귀한 집 자녀들이 너무 없고, 그러다보니까 여러 가지 문제가 방치된 측면도 있지 않느냐 그런 말씀, 또 상대적인 부족의 현상에 대해서 지적했는데. 또 신인균 대표 같은 분, 그런 분 말씀 들어보면, ‘지금 군 복무기간이 단축이 돼서 절대적으로도, 숫자적으로도 실제로 군 인력이 많이 부족하다. 소위말해서 문제가 있을 수 있는, 개인적인 성향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는 병사들을 걸러내지 못하고 있다,’ 하는 말씀도 또 지적 삼아서 하고 계시더라고요. 어쨌든 오늘 여러 가지 측면을 다 짚어주셨는데요. 말씀을 듣고 보니까 군대 내 폭력과 인권침해 문제, 우리 사회에 그야말로 적폐라는 생각이 좀 드네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 한수진/사회자:

이럴 때 적폐라는 표현이 맞는 거죠.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이럴 때 써야 하는 용어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빈부격차, 또는 사회양극화 같은 차별의 문제도 고스란히 적용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는 사회 전체가 나서야죠. 이번에는 분명히 바로 잡아야 되겠죠, 소장님?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그렇습니다. 모든 분들의 자녀들이 군대에 가고 있고, 가야하고, 갈 것이고요. 이걸 그대로 군 문제로만 내버려 두고 방치한다면, 우리 모두가 피해자가 될 수 있는 그런 사건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오늘도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표창원 범죄과학수사연구소 소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