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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이순신 없었다면? 임진왜란 때 이미 식민지 됐을 것”

입력 : 2014.08.06 09:52|수정 : 2014.08.06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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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명량해전을 소제로 한 영화 ‘명량’, 개봉 일주일 만에 600만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매일매일 흥행 기세가 무서울 정도인데요. 영화도 영화이지만, 이순신 신드롬이라는 말이 생길정도로 문화, 사회 전반에 이순신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2014년 우리 사회, 왜 다시 이순신에 열광하는 걸까요? 또 영화와 실제 역사는 어떻게 다를까요? 관련해서 만화 <조선왕조실록>의 저자인 박시백 화백과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박시백 화백 / 만화 조선왕조실록 작가:

안녕하십니까. 박시백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화백님 영화 보셨어요?

▶ 박시백 화백 / 만화 조선왕조실록 작가:

네.

▷ 한수진/사회자:

600만 관객 돌파 일조하셨어요?

▶ 박시백 화백 / 만화 조선왕조실록 작가:

네. (웃음)

▷ 한수진/사회자:

보신 소감이 어떠세요?

▶ 박시백 화백 / 만화 조선왕조실록 작가:

재밌게 잘 봤습니다. 아무래도 이순신 장군의 애국심 이런 것들이 잘 살아나서 감동받으면서 봤던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영화의 배경이 명량해전 아니겠습니까? 영화 못 보신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 간략히 설명 해 주신다면요?

▶ 박시백 화백 / 만화 조선왕조실록 작가:

명량해전은 1597년 그러니까 정유년이죠. 일본이 재침략을 해 오면서 당시 이순신 장군이 모함을 받고 끌려가서 고문 받고 한 다음 백의종군을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 과정에서 원균이 이순신을 대신해서 삼도수군통제사가 되었는데, 칠천량이라고 하는 곳에서 적들에게 대패를 하면서 그야말로 조선 수군이 거의 괴멸된 상태였어요. 이러한 상태에서 적선 수 백 여 척이 쳐들어왔는데, 이들을 맞아가지고 명량이라는 곳에서 이순신 장군이 물리친 전투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고작 12척의 배로 330척의 일본 수군을 물리친 거다, 이런 이야기인 거죠. 역사서에도 실제로 이렇게 나와 있습니까?

▶ 박시백 화백 / 만화 조선왕조실록 작가:

그럼요. 난중일기에 보면 그와 같은 규모로 쳐들어 왔는데, 그중에서도 실제 전투에 참여한 배는 아마 130여척 정도 이렇게 묘사가 되어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왜선이 330척이 아니라 130척이라는 이야기들도 있군요. 명량이라는 곳이 현재 지명으로 하면 진도 앞바다 쯤 되는 거죠?

▶ 박시백 화백 / 만화 조선왕조실록 작가:

그렇습니다. 진도 앞바다가 육지와 간격이 좁아서 해협이 굉장히 좁고 물살이 빠른 곳이거든요. 울돌목이라 불리는 그곳이 맞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분명한 것은 조선 수군과 왜군의 전력 차가 너무나 컸다는 건데요. 사실 영화를 보고도 명량해전의 승리가 믿기지 않는다, 하는 분도 계시더라고요. 어떻게 12척의 배로 300척이 넘는 일본 수군을 물리칠 수 있었을까요?

▶ 박시백 화백 / 만화 조선왕조실록 작가:

아쉽게도 사실 명량해전의 경과 과정에 대해서 상세하게 묘사된 기록들이 없어가지고요. 최근에 영화도 그렇고, 지금의 많은 저술들이 상당부분은 연구에 의한 것이긴 하지만. 이것이다, 라고 정확히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사실 없습니다.

다만 그 이전까지 여러 전투로 미루어 보건데, 이순신 장군은 항상 전투에 참가할 때마다 그야말로 장수로서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지피지기하고. 그리고 지형, 지세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또 활용하고. 또 전투에 임해서는 영화에서도 그랬던 것처럼, 용맹성과 창조성, 이런 것들이 더해지면서 전투를 항상 승리로 이끌었는데. 명량해전도 어떤 그러한 결과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영화에서 보면 배우 조진웅 씨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심복인 와키사카 야스하루 역으로 나오던데요. 야스하루가 일본 최고의 장수라면서요. 그런데 이순신을 두려워하는 장면들이 많이 나오더라고요?

▶ 박시백 화백 / 만화 조선왕조실록 작가:

야스하루는 그 이전에 이순신 장군이 세웠던 가장 큰 대첩이라고 불리는 한산대첩에서의 당시 적장이었죠. 이순신 조선 수군을 우습게 알고 덤벼들었다가 괴멸되게 타격을 받았던 인물이고, 그 때문에 이순신 장군의 무서움 이것을 잘 알았던 인물이죠.

▷ 한수진/사회자:

한산대첩, 그 때 이미 한 번 세게 당했어요. 보통 세계 3대 해전, 4대 해전 이야기 할 때 바로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한산도대첩인데. 그래서 야스하루가 이런 말도 남겼다고 하더라고요. “내가 가장 죽이고 싶은 인물은 이순신이며, 내가 가장 흠숭하는 인물도 이순신이며, 또 내가 차를 나누어 마시고 싶은 사람도 이순신이다” 이순신 장군, 어떻게 이렇게 적군까지 존경하게 만들었을까요?

▶ 박시백 화백 / 만화 조선왕조실록 작가:

이순신 장군 하면 일단 우리가 영화를 보면서 사람들이 많이 감동을 받은 지점도 바로 그 대목인 것 같아요. 그야말로 사심 없이 나라에 복무하고 충성하는 면. 그리고 앞에서 제가 말씀드렸듯이 장수로서는 굉장히 기본기, 원칙, 이것에 충실한 분이거든요. 정말 적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나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이에 기초해서 전략과 전술을 세웠는데, 또 실제 전투에 임해서는 이걸 융통성 없게가 아니라 그야말로 상황 상황에 맞게 아주 창조적으로 적용해나가는 이런 모습들을 보여주는데. 장수로서는 그야말로 진짜 완벽한 장수라고 볼 수 있겠죠.

▷ 한수진/사회자:

완벽한 장수다?

▶ 박시백 화백 / 만화 조선왕조실록 작가:

네, 저는 그렇게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적군까지 이렇게 존경할 수밖에 없었다는 말씀이시고. 사실 애초에 12대 300이라는 게 워낙 말도 안 되는 상황이니까 선조임금도 바다를 버리라고 했다면서요. 권율 장군 도와서 육군에 편입해라, 이순신 장군에게 이렇게 명령했는데. 그때 이렇게 대답했다면서요. “신에겐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 끝까지 바다를 지키려고 한 거예요. 왜 그랬을까요?

▶ 박시백 화백 / 만화 조선왕조실록 작가:

당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가졌던 기본 전략이 육로를 통해서 북진하고 동시에 바다를 통해서, 서해상으로 응원군과 각종 군수품을 수송해서 빠르게 조선 전역을 장악하는 것이었는데요. 이순신 장군이 명량해전에서 적선을 제압함으로 인해서 그와 같은 기도가 무너지고 말았죠. 그만큼 명량해전에서의 전투 자체는 굉장히 중요한 전투였고. 이순신은 자신의 군대가 아무리 열악한 상황에 놓였다고 보더라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보았던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만약 그 때 이순신 장군이 명량을 지키지 못했다면, 만약에 이순신이라는 인물이 없었다면 역사는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 박시백 화백 / 만화 조선왕조실록 작가:

만약에 이순신이라는 인물이 없었다면, 명량까지 갈 것도 없고 그 이전에 임진왜란 초반 상황에서 이미 조선 전역이 일본군의 수중에 들어갔을 거라고 저는 봐요. 이때만 하더라도, 이때 명량 해전에서의 승리가 없었다고 한다면, 곧바로 적들이 서해를 통해서 한양을 점령했을 테고. 그랬으면 조선 전역을 일본이 식민지화하든가, 그것이 아닐 경우에 만약에 명나라가 참전했다고 하더라도, 명나라와의 협상과정을 통해서 조선이 동시에 이미 남북으로 분단되는 그런 환경이 되지 않았겠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임진왜란 때 명이 우리나라를 구했다고도 하지만 거꾸로 우리나라가 명을 구했다고도 할 수도 있다, 이런 이야기도 있던데요. 동북아 역사의 판도를 바꾸었다?

▶ 박시백 화백 / 만화 조선왕조실록 작가:

네, 네. 왜냐하면 정유재란 당시보다도 초기 임진왜란 당시 상황에서 본다면, 이순신이 아까 말씀 드린 대로 제해권을 장악하면서 서로(西路)를 통해서 일본군이 진출하는 것을 막음으로 인해서, 당시 고니시가 평양성까지 갔다가 더 이상 북진을 하지 않거든요. 만약 이순신 장군이 없었다고 한다면, 가토와 고니시가 각각 압록강과 두만강을 건너면서 요동으로 들어갔을 테고. 전세는 아마 요동에서 이제 명나라와 일본군 사이에 전선으로 이렇게 귀착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영화 보고나서 뭐가 진짜고 뭐가 상상이냐, 이거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영화와 실제 역사가 다른 점 몇 가지만 짚어 주신다면요?

▶ 박시백 화백 / 만화 조선왕조실록 작가:

다르다기보다도, 전투의 과정을 좀 더 부각시키기 위해서 극적 긴장감을 부여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장치들이라고 보여지는데요. 가령 배설 같은 인물이 등장하지 않습니까? 이 배설이 결국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면서 전투에 참여하는 것을 꺼리다가 끝내 도망가는 것은 막습니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을 자기를 위해서 제거하려고 왔다든가 이런 것들은 기록에 남아있지 않고요.

또 전투에 임하기 전에 하나 남아있던 거북선이 불타오르는 장면이라든가 이런 것도 극적 긴장감을 고조시키기 위한 그런 것이 아니었나 싶고. 뒤로 가면 적장이 이순신 함대에 직접 올라와서 이순신 장군에게 목이 잘리는 장면이라든가, 또는 고립되어 있는 이순신 장군의 판옥선을 당시 어부들이 줄로 연결해서 소용돌이 바다에서 끌어내는 장면이라든가. 이런 것들은 이제 아무래도 픽션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또 이런 분들 계시더라고요. 명량해전 자체에 집중해서 이순신 장군의 다양한 면모를 담아내지 못한 게 아쉽다, 하는 분들도 계시던데요. 리더십 같은 경우도 그렇고요. 어떠세요?

▶ 박시백 화백 / 만화 조선왕조실록 작가:

아무래도 영화는 제목 자체가 ‘명량’이다 보니까, 명량의 전투에 기초했던 것 같아요. 전투 이전에 이 전투가 가능하게끔 하는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 말씀하신대로, 가령 이제 삼도수군통제사에 다시 제수되고 돌아왔을 때, 조선 수군은 완전히 괴멸된 상태였지 않습니까. 이 때 연안지역을 돌아다니면서 백성들을 격려하고 흩어진 수군들을 모으고 재조직하고, 이런 과정이 사실 명량을 있게 한, 명량에서의 승리를 있게 한 있게 한 사전작업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이런 장면이 좀 더 잘 그려졌다면 하는 아쉬움도 좀 남는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이순신 리더십의 핵심, 한 마디로 표현하시면 어떻게 말씀하시겠어요?

▶ 박시백 화백 / 만화 조선왕조실록 작가:

저는 사심 없이 나라를 위해서 복무하는 충성심, 이것이 가장 핵심이고, 그리고 이제 밑을 향할 때는 그야말로 원칙에 충실하고, 기본기와 원칙에 충실한 이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요즘 공직자들이 사표(師表)로 삼을 만한 대목이 아닌가 싶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박시백 화백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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