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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피아' 의혹 국회의원들 뒷돈 받고 의정활동 했나

입력 : 2014.08.05 11:20|수정 : 2014.08.05 11:38


검찰이 여야 의원들의 금품수수 의혹에 대해 전방위 수사에 나섰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이른바 '관피아' 척결을 최대 과제로 내세운 검찰이 국회를 민관유착 비리의 종착지로 점찍은 모양새입니다.

검찰은 해당 의원들이 입법활동과 소관 기관에 대한 막강한 영향력을 이용해 청탁을 들어준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오늘(5일) 검찰과 정치권에 따르면 새정치민주연합 신계륜(60)·김재윤(49)·신학용(62) 의원은 서울종합예술직업학교(SAC)로부터 '입법로비'를 받은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랐습니다.

검찰은 이 학교가 최근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로 이름을 바꾼 근거가 된 근로자직업능력개발법의 개정 과정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 법안은 고용노동부가 지정한 직업훈련원이나 직업전문학교의 명칭에서 '직업'을 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처음 개정안은 '○○학교'라고 이름붙일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었지만 '○○실용전문학교'로 개명할 수 있도록 수정됐습니다.

SAC는 2년제 직업전문학교로 출발했다가 2009년 4년제 학사학위를 주는 학점은행 교육기관으로 인가받았습니다.

김민성(55) 이사장은 교명에서 '직업'을 빼 4년제 정규대학처럼 보이게 하려고 법 개정을 청탁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습니다.

SAC는 지난 5월20일 개정안이 공포된 직후 교명을 바꿨습니다.

개정안은 지난해 9월 당시 환경노동위원장을 맡은 신계륜 의원이 대표 발의했고 국방위원회 소속이던 김재윤 의원도 참여했습니다.

신학용 의원은 교명 관련 상임위인 교육과학기술위원장으로서 법안 통과에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김 이사장으로부터 이들 의원에게 직접 돈을 줬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어제 전·현직 보좌관들을 불러 법안이 발의·개정된 과정을 자세히 조사했습니다.

납품업체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내일 검찰에 출석하는 새누리당 조현룡(69) 의원은 철도공사 발주처인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에서 국회로 진출하며 업계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 경우입니다.

이사장 임기말인 2011년 3월 철도시설공단은 삼표이앤씨와 문제의 PST(사전제작형 콘크리트궤도)를 실용화한다는 협약을 맺었습니다.

퇴임 직전인 같은해 7월에는 호남고속철도에 삼표이앤씨의 고속분기기를 도입할 방침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철도시설공단은 PST와 분기기 등 궤도 핵심부품을 국산화한다는 명목을 내세웠지만 사실상 삼표이앤씨에 향후 사업까지 몰아준 셈이 됐습니다.

조 의원은 2012년 국회에 진출한 뒤에는 국토해양·교통위원으로 활동하며 삼표이앤씨를 '측면지원'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습니다.

조 의원은 지난해 10월 철도시설공단 국정감사에서 김광재 당시 이사장에게 "철도 115년 역사에 아직도 우리 국산품이 개발 안됐다는 것은 좀 창피스러운 것"이라며 "국산화에 좀 박차를 가해 주시기를 부탁한다"고 말했습니다.

서면으로는 '궤도공사 때 자재구매의 다변화'를 주문했습니다.

외국 업체들이 시장을 과점하고 있으니 국산화를 추진해달라는 취지였습니다.

당시 철도시설공단이 궤도자재 국산화 현황으로 언급한 5가지 부품 가운데 4개가 삼표이앤씨 제품이었습니다.

2012년 10월 국감에서도 "개발된 국산제품이 반드시 호남고속철도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압박했습니다.

삼표이앤씨는 망미터널에 깔린 PST에서 균열 등 문제점이 발견됐는데도 호남고속철도 등지에 계획대로 납품했습니다.

수사망에 걸린 의원들은 정당한 의정활동이었을 뿐 청탁을 들어준 것은 아니라고 항변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검찰은 이들에게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무원의 경우 구체적 직무행위의 대가성이 없더라도 포괄적으로 직무와 관련해 돈을 받았다면 뇌물죄로 처벌할 수 있습니다.

이른바 '포괄적 뇌물죄'로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처럼 직무범위가 넓은 공무원에게 주로 적용됩니다.

의원들이 돈을 건넨 측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상임위에서 활동했거나 이해관계가 뚜렷한 법안을 발의한 점을 감안할 때 금품이 전달된 사실만 입증되면 뇌물죄 적용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법조계 관계자는 "뇌물죄가 성립하는 데 직무의 위법성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국회의원의 경우 정상적인 의정활동이라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직무 관련성만 있으면 뇌물죄로 처벌할 수 있다는 게 법원의 판례"라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