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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하마스 조직 뿌리뽑을 수 있을까

입력 : 2014.07.30 18:54

전문가 "완전 제거는 사실상 불가능"…휴전협상 우위 노려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23일째 공습을 이어가면서 가자를 통치하는 하마스 조직까지 와해시킬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그러나 중동 전문가들은 물론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하마스를 완전히 제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스라엘로서는 하마스의 땅굴을 파괴하고 로켓 포탄 공격을 중단시키는 수준의 억지력을 확보하는 수준에서 군사 작전을 조율할 것이라는 게 중동 주변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스라엘은 지난 17일 지상군을 투입한 뒤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가자를 연결하는 땅굴과 로켓 포탄 발사장을 파괴하는 게 주요 목표"라고 밝혔을 뿐 '하마스 제거'를 이번 공격의 명분으로 내걸지 않았다.

'이슬람 저항운동'을 뜻하는 아랍어 앞글자를 딴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사회에 이미 뿌리를 내린 데다 외국에도 망을 갖춘 조직이라 실제 이 조직을 완전히 제거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자에서 인적·물적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에서도 하마스는 여전히 팔레스타인인 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한 중동 전문가는 말했다.

하마스 지도부가 가자에서 각자 흩어져 있고 지하 터널 등을 이용해 이동하는 만큼 이들을 겨냥해 정밀타격을 가하기도 어렵다. 하마스 대원 역시 일반 주민과 섞여 생활하는 예도 많다.

하마스 조직의 특성과 성장 배경도 이스라엘의 막강한 군사력에도 건재할 수 있게 하는 요소로 꼽힌다.

하마스가 단순 무장조직이나 정치 조직을 넘어서는 수준의 확고한 지지기반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1920년대 이집트 무슬림형제단의 팔레스타인 지부로 설립된 하마스는 이후 팔레스타인 주민의 교육과 의료, 구제 사업 등을 전개해왔다.

이스라엘에 맞서 무장항쟁을 선언한 1987년 전까지 이슬람 포교활동과 빈곤층을 대상으로 구제활동에 전념, 팔레스타인 사회에서 신뢰를 받으며 서서히 뿌리를 내렸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협조적인 온건 성향의 파타와 함께 2006년 총선에 참여, 전체 132석 중 76석을 확보하기도 했다.

아랍권에도 조직이 확산해 하마스의 정치 지도자 칼레드 마샤알은 하마스의 지원국 카타르 도하에서 제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레바논 베이루트에도 하마스의 '입' 노릇을 하는 대변인이 있다.

하마스가 이처럼 조직력이 탄탄한 세력으로 성장한 데는 과거 이스라엘의 지원도 한몫한 것으로 지적된다.

1960~70년대 맹위를 떨치던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의장이 이끌던 파타와 경쟁을 유도하려고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측면 지원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사회에서 파타의 독주를 막으려고 하마스가 전개한 종교, 구제활동을 간접 지원하는 등 하마스의 성장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이슬람 원리주의 조직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이스라엘 지도부의 오판이 하마스와 팔레스타인을 분리해 논할 수 없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했다고 분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아랍권의 반(反) 이스라엘 기류 탓에 하마스의 무장화를 지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지난 29일 TV 성명을 통해 "이슬람 세계는 팔레스타인의 무장을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하마스 조직을 완전히 제거했을 때 이스라엘은 또 다른 문제에 직면할 수도 있다.

3년 넘게 내전이 진행 중인 시리아와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이 지속하는 이라크에서 활동 중인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세력들이 하마스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마스가 파타에 흡수되는 것 역시 팔레스타인 양대 정파의 통합을 의미할 수 있어 이 역시 이스라엘이 절대로 원치 않는 시나리오다.

무리하게 지상 작전을 감행해 민간인 피해가 급증할 경우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확산하는 등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도 이스라엘이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따라서 이스라엘은 한층 강화한 하마스의 로켓 공격을 차단하고 이스라엘과 연결된 땅굴을 모두 파괴한 뒤 앞으로 하마스와 휴전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는 현실적인 카드를 선택할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