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부시 행정부 시절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자행한 테러용의자 고문·억류 프로그램에 대한 미국 상원 보고서가 이르면 내달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CIA 전·현직 관리들이 백방으로 '구명' 노력을 펼쳐온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6일(현지시간) 상원 정보위원회가 6천300쪽에 달하는 이 보고서의 요약본에 대한 기밀해제를 의결한 지난 4월 이후 이 프로그램의 집행에 참여했던 CIA 전·현직 관리들이 대책에 골몰해왔다고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CIA 프로그램이 어떤 테러 음모도 밝혀내지 못했고, 테러용의자를 상대로 더 캐낼 정보가 없는 것을 알면서도 잔혹하게 고문했다는 요지이다.
NYT에 따르면 보고서 내용을 반박하기 위해 물밑에서 가장 분주하게 준비해온 사람은 이 프로그램을 지휘했던 조지 J.테닛 CIA 전 국장이었다.
그는 현재 CIA 내부에 있는 자신의 '인맥'을 활용하면서 대응했다.
자신의 국장 재임시 신뢰했던 부하직원이었던 존 브레넌 현 CIA국장에게 기밀해제 진행 상황을 알려줄 것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자신과 함께 일했던 전직 CIA 관리들과 수차례 전화회의를 열어 반박 논리를 만들어내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그는 다른 CIA 전직 국장들과 공동 명의의 서한을 브레넌 국장에게 보내, 보고서 공개 전 자신들이 먼저 열람할 수 있도록 해줄 것도 요구했다.
브레넌 국장을 통해 이 서한을 전달받은 다이앤 페인스타인 상원 정보위원장은 결국 보고서 초안의 열람을 허용했다.
NYT는 이 과정에서 백악관의 '역할'도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열람 장소를 정하는 문제에서는 데니스 맥도너 백악관 비서실장의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나아가 보고서가 정보위에 반납되기 전 수정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CIA와 긴밀하게 협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신문은 과거 CIA의 잘못된 행동을 폭로하는 문건을 CIA가 사전 점검하도록 허용했다는 점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비판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보고서 처리 문제에서 부주의했으며, 맥도너 비서실장이 브레넌 국장과의 개인적 친분을 바탕으로 개입했다고 판단하고 들끓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의원들 사이에서 결국 오바마 행정부가 어떻게든 CIA를 보호할 것이라는 관측으로 이어지고 있다.
(뉴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