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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막장 드라마 '대전 서구의회'

입력 : 2014.07.25 14:02

자리싸움으로 의원 빼가기 등 꼼수난무…개원식조차 못해


대전 서구의회가 의장 선출과정에서 빚어진 여야 갈등으로 임기 시작 한 달이 다 되도록 개원식조차 열지 못하고 있다.

서구의회는 25일 제21회 임시회 6차 본회의를 열어 의장단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이 등원을 거부하면서 개회조차 하지 못했다.

서구의회는 오는 29일 오전 10시 오전 7차 본회의를 열어 의장단 선출 문제를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여야 의원들이 파행의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고 있어 성사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 의장 선출 놓고 보름째 파행

서구의회의 파행은 지난 10일 열린 1차 본회의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한영 의원과 류명현 의원이 각각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 후보로 의장 선거에 나섰고, 20석 가운데 11석을 차지한 새정치연합의 류 의원이 무난히 의장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투표 직전 새정치연합 손혜미 의원이 탈당을 선언하면서 서구의회는 '새정치연합(10석) vs 새누리당(9석)+손 의원'의 대결 구도로 변했다.

2차례의 투표를 진행했지만, 결과는 예상대로 양측이 10표씩 얻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결선 투표에서 득표 수가 같으면 연장자를 당선자로 한다는 서구의회 회의 규칙에 따라 나이가 많은 새누리당 이 후보가 당선될 상황이 놓이자, 새정치연합 류 후보가 돌연 후보직을 사퇴했다.

이후 이날까지 5차례 더 회의가 소집됐지만, 이 의원을 의장으로 인정하라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회의는 열리지 못했다.

◇ 파행의 책임은 여야 모두

파행의 단초는 새정치연합을 탈당하며 새누리당의 손을 들어준 손혜미 의원이 제공했다.

지방선거 과정에서 새누리당에서 새정치연합으로 말을 갈아타고 재선에 성공한 손 의원이 의장 선거 직전 탈당하면서 양측이 동수를 이루게 됐기 때문이다.

손 의원은 당시 "새정치연합이 보여준 모습은 새정치를 바라는 국민의 뜻과는 거리가 먼 도로 민주당에 불과하다"며 탈당의 변을 밝혔다.

그는 탈당과 원 구성은 전혀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지만, 지역정가에서는 손 의원이 새누리당 손을 들어주는 대가로 자리를 약속받았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후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 의원을 의장으로 인정하라며 등원을 거부하고 있다.

새정치연합 역시 파행의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

자신들이 지지하는 후보가 의장이 될 수 없게 되자, '후보자 사퇴'라는 꼼수와 함께 의장단 선거 전면 백지화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야는 상대에게 파행의 책임을 떠넘긴 채 볼썽사나운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류 의원이 후보직을 사퇴했기 때문에 이 의원이 의장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그동안 진행된 의장 선거를 백지화하고 처음부터 다시 논의하자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광복 새정치연합 의원은 "모든 내용을 백지화하고 여야가 합의 추대 형식으로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을 선출하자"고 제안했고, 김경석 새누리당 의원은 "의장 후보로 등록한 의원이 있는데 백지화하라는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고 맞서고 있다.

◇ 주민 대표 기관 포기한 서구의회

파행이 계속되자 시민단체는 물론 공무원 단체까지 의회를 비난하고 나섰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최근 낸 성명에서 "서구의회 원구성 파행은 명분이 없고, 주민의 삶을 볼모로 자리싸움하는 몰상식한 행위"라며 "여야 의원은 대화와 타협을 통해 원구성에 합의하라"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지난 21일부터 서구의회 앞에서 의회 정상화를 촉구하는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서구 공무원직장협의회도 "정당간 자리싸움에만 몰두하고 있어 우려된다"며 "정쟁으로 시간을 소비하지 말고 의정 활동에 성실히 임하라"고 요구했다.

자리싸움을 지켜보는 시민의 시선도 곱지 않기는 마찬가지.

주부 김자영(38·여)씨는 "도대체 기초의원들이 하는 일이 뭔지 모르겠다"며 "서구의원들에게 이달치 의정비를 지급해서는 안 된다"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대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