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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재력가 장부' 검사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

입력 : 2014.07.16 22:44

자료 검토 뒤 소환…유족 상대로 삭제 경위도 조사 방침


대검찰청 감찰본부(이준호 본부장)는 16일 '재력가 살인사건'과 관련, 살해된 송모(67)씨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의혹이 있는 A 부부장 검사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수사는 대검 감찰1과가 담당하며 소속 검사 4명이 투입됐다.

김진태 검찰총장은 전날 서울 남부지검이 수사하던 중에 제기된 A 검사의 금품수수 의혹에 대해 감찰본부가 직접 수사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송씨가 작성했다는 '매일기록부'에는 A 검사의 이름과 함께 2005년부터 2011년까지 10차례에 걸쳐 1천780만원을 건넨 것으로 기록돼 있다.

감찰본부는 살인사건을 수사 중인 남부지검으로부터 매일기록부 및 관련된 수사기록을 넘겨받아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이다.

감찰본부는 A 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특정하고, 기록 검토가 끝나는 대로 소환해 금품수수 사실이 있는지 등을 캐물을 계획이다.

검찰은 의혹이 제기된 이후 별도로 A 검사로부터 해명을 듣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 검사는 현재 직무배제 조치가 내려져 업무를 맡고 있지 않지만, 소속 검찰청에는 출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찰본부는 장부를 검찰에 제출하기 전에 A 검사 등 관련자들의 이름을 지운 송씨 아들 등 유족들도 불러 삭제 경위와 함께 A 검사와 송씨와의 구체적인 관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필요할 경우 A 검사는 물론 송씨와 주변 인물들의 계좌나 통신내역을 압수수색하는 등 가능한 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제기된 의혹을 확인할 계획이다.

장부를 훼손한 송씨 아들은 3월 초 경찰이 장부를 보고 가자 송씨를 살인교사한 혐의를 받는 김형식(44·구속) 서울시의회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이 사실을 알려줬다고 경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송씨 아들은 김 의원이 사건에 연루된 것을 모른 채 장부에 적힌 금액이 크고 서울시의회 의원인 점 등을 고려해 '정보 제공' 차원에서 전화해 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송씨 아들은 또 장부에 이름이 오른 또 다른 정치인에게도 이러한 사실을 알리려고 연락을 시도했으나 미처 닿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송씨 아들이 A 검사를 비롯해 장부에 오른 다른 정·관계 인사들에게도 이 같은 정보를 전달하려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감찰본부는 A 검사 외에도 검찰 수사관 등이 장부에 기재돼 있을 경우 직접 수사에 나설 예정이다.

검찰에 앞서 장부를 확인한 경찰에 따르면 장부에는 A 검사 외 다른 검사와 전·현직 국회의원 등 거물 정치인의 이름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감찰본부는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장부를 취재진에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날 "송씨 살인 사건 수사가 일단락되는 대로 경찰의 수사 과정 전반에 대한 감찰을 벌여 보고누락 등 여러 의혹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살인사건을 처음 수사한 서울 강서경찰서는 장부가 훼손되기 전 이를 입수해 복사해 놓아 내용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지만 이를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고 검찰에도 제공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검찰의 수사 혼선을 초래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일부 내용이 수정액으로 지워진 장부를 토대로 공무원 뇌물 수사를 벌인 서울남부지검도 A 검사가 받은 것으로 기록된 금액을 수차례 번복해 '축소 수사' 의혹을 받았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