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던 경남 의령군의 한 농촌마을이 최근 불법 스포츠토토 도박 때문에 쑥대밭이 됐습니다.
주민 수십 명이 도박판에 빠졌고, 상습도박으로 2천만원 이상 베팅한 것으로 확인돼 형사처벌을 받게 된 주민만 30명을 웃돌기 때문입니다.
오늘(14일)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대와 의령군 주민들에 따르면 악마의 유혹은 청·장년층이 많이 찾는 지역의 한 당구장에서 이뤄졌습니다.
처음에는 극소수 주민이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에 베팅해 돈을 좀 땄다는 소문이 조심스럽게 돌았습니다.
이후 당구장을 드나드는 주민의 입을 통해 소문이 확대, 재생산되는 바람에 스포츠토토가 뭔지도 몰랐던 사람들까지 호기심에 불법 사이트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자영업자와 회사원은 물론 농민까지 경쟁적으로 도박에 몰입, 수십 명이 불법 도박 사이트의 회원이 됐습니다.
문제의 당구장에 드나든 주민이 베팅한 돈만 20억원에 달합니다.
이 가운데 30여 명은 2천만원 이상, 평균 7천만원을 베팅했다가 불구속 입건됐습니다.
한 40대 자영업자는 2년 6개월간 매일 2만∼170만원, 전체 1억8천만원을 도박판에 넣었다가 5천만원을 탕진했습니다.
2011년 8월부터 최근까지 도박판에서 헤어나지 못했다는 회사원 A(33)씨는 "당구장에서 스포츠토토라는 게 뭔지 알게 된 것이 화근이었다"면서 "호기심으로 시작했다가 다들 상습도박의 늪에 빠졌다"고 말했습니다.
A씨는 또 "결코 이길 수 없는 게임인데 이번 사건으로 지역사회가 쑥대밭이 됐다"면서 "다들 뒤늦게 후회하고 있다"고 마을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